[사설] 정동영 캠프 수사거부 능사 아니다
수정 2007-10-08 00:00
입력 2007-10-08 00:00
경찰은 정인훈 의원에게 옛 열린우리당 당원 명부를 건넨 통합신당 관계자를 어제 체포했다. 이 관계자는 “가급적 많은 사람을 선거인단에 등록시켜 달라.”고 정 의원에게 부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명부를 기초로 정 의원은 아들 등 대학생 3명을 시켜 522명의 명의를 도용해 경선 선거인단에 허위 등록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들 대학생이 정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배후를 캐고 있어 캠프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불가피했다.
정 후보 측은 압수수색이 특정 캠프를 탄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 후보 선거대책위는 성명에서 “공권력을 동원한 친노 세력의 ‘정동영 후보 죽이기’이며 후보 찬탈 음모”라고 했지만 정치적 음모라고 주장하기 앞서 법집행 절차를 우선 따르는 것이 옳았다. 그러잖아도 파행을 겪고 있는 신당 경선을 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냉소에 가득 차 있다. 그런데도 압수수색까지 거부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아무리 억울하다고 하더라도 제기된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에 협조하는 게 대권을 바라보는 후보의 바람직한 자세이다. 정 후보 측이 명의도용에 개입하지 않았고 떳떳하다면 정치 탄압 운운하며 수사를 방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2007-10-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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