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연애편지/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수정 2007-08-25 00:00
입력 2007-08-25 00:00
어느 문인이 그랬다. 문자 메시지를 보낼 줄 모른다고 하자, 누군가가 “그럼 애인 없으시겠네요.” 했단다. 그러고 보니 휴대전화가 메시지 전달용으로 더 많이 쓰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문자 메시지가 연애편지? 그는 사랑의 만남은 문자 또는 글쓰기에 의해 대리되는 본성을 가지지 않았느냐고 반문한다. 문인다운 해석이다.
하기야 문자 메시지만큼 확실한 게 있을까. 예전에는 연애편지 쓴 뒤에도 노심초사했다. 전달이 됐을까, 답장이 올까. 이젠 그런 걱정이 없다. 사랑, 헤어짐이 초스피드인 게 언제인데, 연애편지 타령을 한다는 게 쑥스럽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2007-08-2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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