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멘토/진경호 논설위원
진경호 기자
수정 2007-05-15 00:00
입력 2007-05-15 00:00
멘토는 그리스 신화의 인물 멘토르(Mentor)에서 유래했다. 그리스 이타카왕 오디세우스가 전쟁에 나가기에 앞서 아들 텔레마코스를 자기 친구 멘토르에게 맡겼고, 이 멘토르가 20년간 이 친구의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내면서 인생의 훌륭한 스승이자 정신적 지주를 일컫는 말로 멘토가 쓰이게 된 것이다.
멘토 열풍이 불고 있다.2000년대 들어 몇몇 기업이 신입사원의 적응력을 높이려 도입한 멘토제가 효과를 본 뒤로 직장이나 대학, 군대, 심지어 정치권에서조차 멘토 찾기에 여념이 없다. 멘토의 개념도 종래의 정신적 지주, 인생의 스승을 넘어 조언자, 상담자, 후견인 등으로 일반화됐다. 선배는 물론 친구나, 후배도 멘토가 될 수 있다. 취업을 위한 멘토는 기본이고, 여름철 좋은 휴양지를 알려주는 멘토까지 있다니 이 정도면 멘토의 대중화(?)가 도를 넘은 듯도 하다.
멘토가 현실적 이익을 안겨주는 존재로 변질되어 가는 세태는 시대의 비극이다.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우쳐 줄 멘토가 없다 보니, 일상에 필요한 작은 도움이라도 안겨줄 멘토라도 찾아나서는 세태인 것이다. 이 시대가 얼마나 진정한 멘토, 사표(師表)에 목말라 하는지를 보여주는 역설이다.
스승의 날을 맞아 오늘도 어김없이 초등학교의 절반가량이 문을 닫는다. 촌지봉투가 교문 안으로 들어서지 못하도록 하려는 교사 해산조치다. 아이 부모들이 회초리를 들고 찾아오는, 멘토의 교정이 그립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2007-05-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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