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콩코드와 통합신당/손혁재 성공회대 정치학 교수
수정 2007-02-23 00:00
입력 2007-02-23 00:00
참여연대 정책자문부위원장
열린우리당의 새판짜기 시도는 지난해 5·31 지방선거에서 본격화되었다.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완패한 것은 민심을 못 얻었기 때문이다.2004년 4·15 총선에서 국민은 열린우리당에 처음으로 과반의석을 주었다. 탄핵의 역풍도 불었지만 기존의 정치 프레임을 깨뜨리겠다는 명분에 국민이 수긍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 열린우리당은 한마디로 지리멸렬했다. 여기에 대해 철저하게 반성하지 않으면 새판짜기는 실패할 수도 있다.
탈당한 의원들도, 남아 있는 의원들도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집단 탈당이 이뤄지던 날 “탈당이라는 강물이 대통합이라는 바다에서 만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 전당대회 직후 강조했던 것처럼 헤어지긴 쉽지만 통합은 쉽지 않다. 대통합신당의 방향과 추진 방법이 서로 같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통합과정에서의 주도권과 기득권 다툼도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새판짜기를 하는 과정에서 통합신당 추진세력이 고민해야 할 것은 국민의 마음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현재의 정당 지지도나 대선 주자들에 대한 지지도로는 한나라당의 대선 승리가 거의 확실하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구도가 12월 대선까지 그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치구도를 흔들 변수는 크게 네 가지 정도로 예측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변수는 노무현 대통령에서 비롯될 변수인데, 원 포인트 개헌과 남북정상회담 문제이다. 두 번째 변수는 한나라당 내부의 문제로 박근혜 전 대표 측에서 제기한 ‘이명박 검증론’으로 촉발된 검증논란이 어떻게 진행되느냐 하는 점이다. 세 번째는 북핵 문제인데 6자회담이 극적인 성과를 끌어내면서 다소 약화되었지만 여전히 잠재적 변수이다. 네 번째 변수는 대통합신당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콩코드효과에 빠지지 않기 위해 기득권을 포기하고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만 통합신당이 국민의 기대와 지지를 받게 될 것이다.
손혁재 성공회대 정치학 교수
2007-02-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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