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류 노사관계로 세계 일류 못된다
수정 2007-01-18 00:00
입력 2007-01-18 00:00
2003년 8월초의 파업 철회가 노사의 고뇌에 찬 결단인 것처럼 포장됐지만 사실은 거액의 검은 돈이 오간 ‘야합’이었던 셈이다. 노사 모두가 이처럼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얼버무렸으니 해마다 파업 악순환이 되풀이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하겠다. 노조지도부로서도 뒷돈까지 챙길 수 있는 ‘남는 장사’인데 어찌 파업을 마다하겠는가. 게다가 현대차 노사는 파업 종료를 빌미로 돈잔치를 벌이면서 그 고통을 모두 사내하청 비정규직 근로자와 협력업체로 전가했다.‘귀족노조’와 무책임한 경영진의 장단에 정부와 국민만 놀아난 꼴이다.
현대차 노사는 앞으로 어떤 논리를 동원하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의 차’는 말할 것도 없고 ‘법과 원칙’이나 ‘상생과 협력’과 같은 용어도 더 이상 사용하지 말길 바란다. 용어에 대한 모독이다. 현대차 노사가 신뢰를 되찾는 길은 진정 달라진 노사관계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외에는 없다. 그것이 글로벌 경쟁시대에 현대차가 살아남는 길이기도 하다. 지금처럼 삼류 노사관계 엔진을 달고 아무리 달려봐야 절대 세계 일류의 고지에 다다를 수 없다. 현대차 노사의 뼈를 깎는 자성과 분발을 촉구한다.
2007-01-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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