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끝내 안보리 제재 자초하나
수정 2006-07-14 00:00
입력 2006-07-14 00:00
북한은 장관급회담에서 ‘선군(先軍) 보은론’을 펼쳤다. 북한 핵과 미사일이 남한을 지켜준다는 해괴한 논리는 대북 동정론이 설 자리를 없게 만들었다. 미사일 발사 책임을 외면한 채 회담 결렬 원인을 남측에 떠넘기는 등 끝까지 억지 행태를 보였다.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평양을 방문해 막바지 중재에 나섰으나 북한 당국이 변할 움직임을 나타내지 않는 점 역시 안타깝다. 일본이 안보리에 제출한 대북 제재결의안에 반대하던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따로 대북 결의안을 낸 것은 북한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제재결의안을 대폭 완화했다고는 하지만 결의안이라는 형식에 중국이 동의해준 사실에서 북한은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이제 적절한 수준의 대북 조치가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 하지만 제재보다는 북한을 6자회담으로 끌어내는 것에 목적이 있음을 관련국들은 명심해야 한다. 군사제재까지 염두에 두고 유엔헌장 7장을 원용한 일본의 대북 결의안은 손질이 필요하다. 강제제재를 담지 않고 미사일 발사 유예를 촉구하는 내용의 중국·러시아 결의안으로 북한을 우선 압박한 뒤 다음 단계를 모색하는 게 바람직하다. 북한을 뺀 5자회담 개최도 하나의 압박 방법이지만 너무 서두르다가 일을 그르쳐선 안 된다. 중국이 흔쾌히 참여해야 5자회담의 효과가 살아난다.
2006-07-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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