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부세력 평택에서 손 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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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6-05-15 00:00
입력 2006-05-15 00:00
평택 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어제도 팽성읍 일대에서 시위를 벌였다. 미리 허가를 받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그동안 두 번이나 유혈충돌이 빚어진 만큼 경찰의 봉쇄 조치는 타당하다고 본다. 어쨌든 시위대·경찰·군인의 피해는 막아야 한다. 같은 국민끼리 더 이상 피를 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군 투입에 반대해온 것도 혹시 모를 불상사를 우려해서였다. 하지만 군인이 경계를 서지 않을 수 없게 됐으며, 급기야 시위대에 짓밟힘까지 당했다. 잘잘못을 떠나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대추·도두리 주민들의 아픔을 모르는 바 아니다. 이들은 50년의 역사 속에서 두 차례나 땅을 강제수용 당한 경험이 있다. 불모지 갯벌을 간척해 오늘의 삶을 이루어 놓은 터에 또다시 나가라고 하니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그렇더라도 미군기지 이전은 예정대로 이뤄져야 한다. 이미 한국과 미국 사이에 그곳으로 옮기도록 약속을 한 까닭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발은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조상이 일군 옥토에서 농사 짓고 싶을 뿐”이라는 울부짖음 역시 진실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총·한총련·민노당 등 외부세력이 끼어드는 것은 옳지 않다. 일을 해결해 주기는커녕 주민들의 상처를 더 깊게 해줄 소지가 크다. 지역 주민들의 볼멘소리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오죽했으면 주민들이 나서 반대집회를 열겠는가. 무엇보다 외부인이 개입할 경우 이념논쟁과 함께 정치색을 띨 수밖에 없다. 보수든, 진보든 마찬가지다. 문제해결은 정부와 주민간 직접 대화뿐이다. 외부세력의 자중을 거듭 촉구한다.

2006-05-1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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