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아내 감동/이목희 논설위원
이목희 기자
수정 2005-12-16 00:00
입력 2005-12-16 00:00
저렴하게 감동시키는 선물을 고민해보자고 했다. 꽃이 우선 나왔다. 빨간 장미꽃이 여전히 아내의 마음을 설레게 할 것이라는 데 생각이 같았다. 누군가 꽃선물을 싸게 하는 방법이 있다기에 귀가 솔깃했다.“밤 늦게 꽃 한다발을 가져갔더니 아내가 기뻐했다. 그런데 ‘왜 흰 국화냐’고 갸우뚱하더라. 며칠 후 ‘상갓집에서 뽑아왔다’고 고백했더니 아내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한바탕 웃음이 터졌고, 누구도 따라할 엄두를 못 내는 듯했다. 그날 토론은 거기에서 끝났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물어봤다.“술 먹는 것 자제하고, 가끔 청소나 해달라.” 너무 소박한 답변이어서 “그 정도냐.”고 했더니 그제야 본심을 내비쳤다.“A아주머니는 남편이 하루 1시간씩 정성스레 발마사지를 해준다. 제대로 하기 위해 바쁜 중에도 지압을 배웠다더라.” 아내를 감동시키는 데 필요한 정성과 시간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커지는가 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5-12-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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