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경수로 집착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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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8-01 00:00
입력 2005-08-01 00:00
베이징에서 진행중인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이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는 모습은 좋아 보인다. 과거처럼 상대를 일방적으로 비난·매도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타협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가장 큰 애로는 북한의 경수로사업 지속 요구라고 한다. 남한의 200만㎾ 전력지원과 함께 경수로사업도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북한이 적절한 선에서 실리를 챙겨야 절충점이 찾아진다.

북한은 전력지원은 핵동결 대가라면서 핵폐기에 대해서는 경수로 지원을 해달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0만㎾ 전력지원이라는 중대제안을 하면서 경수로 지원을 대신하는 조치라고 분명히 했다. 미국·일본 등 관련국의 태도를 감안할 때 경수로사업이 지속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전력지원에 더해 중유공급은 검토할 수 있지만 경수로지원까지 해달라는 것은 재정측면에서 누가봐도 무리한 요구다.

북한은 경수로사업 지속의 근거로 ‘평화적 핵이용’ 권리를 내세운다. 그러나 1994년 제네바 핵동결 합의를 이미 깬 전례가 있는 북한으로서는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핵동결·폐기를 다짐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 성실하게 약속을 이행한다는 신뢰를 먼저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핵동결·폐기의 대가로 전력지원, 체제안전보장, 북·미관계 개선, 경제제재 해제 등을 확보한 뒤 평화적 핵이용권은 나중에 추구해도 될 것이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의장국인 중국이 만든 공동문건 초안을 놓고 막판 교섭을 벌이고 있다. 합의가 어려운 부분은 우회하는 게 낫다. 북한은 경수로, 상호 핵군축 주장 등으로 회담을 꼬이게 하지 말고 실질합의를 이루는 데 협조하길 바란다.

2005-08-0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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