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담뱃값/심재억 문화부 차장
수정 2005-04-12 00:00
입력 2005-04-12 00:00
정부는 연말까지 담뱃값을 대폭 올리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미리 반영할 수는 없는 일인 만큼 아마 세수를 늘리려다 보니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라고 애꿎은 담배를 물고 늘어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일리가 없진 않습니다. 적어도 건강의 관점에서 담배는 백해무익하니까요.
그러나 값이 싸서 담배 피우는 게 아니듯 값 올린다고 흡연율이 떨어질 리 만무합니다. 혹 흡연율이 떨어졌다면 오로지 건강을 걱정한 결과라고 여겨야지요. 국민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이야 알지만, 전수조사를 해봐도 저소득층의 흡연율이 높을 터인데, 그들의 주머니를 털어 세수를 늘리겠다는 발상이 꼭 ‘개대가리 등겨 털어먹는 짓’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정말 국민건강이 문제라면 차제에 ‘국민 금연법’이라도 제정하는 게 어떨까요?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2005-04-1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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