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애증의 에어컨/이목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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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8-21 02:14
입력 2004-08-21 00:00
열이 많은 편이어서 겨울철에도 선풍기를 애용한다.그러니 여름나기의 어려움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다.땀도 많이 흘린다.뜨거운 찌개나 매운 김치의 맛을 보려면 속옷이 흠뻑 젖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별로 알리고 싶지 않지만,베이비 파우더(땀띠분)가 지금도 여름철 필수품이다.

회사에서는 에어컨이 빵빵해 다행이다.문제는 집과 자동차.아내는 에어컨은 물론 선풍기 바람도 질색한다.회사 여기자 중에도 그런 이가 많다.한여름에도 겉옷을 입는다든지,자리를 옮긴다든지 여러 자구책이 나온다.심지어 파카를 껴입고 에어컨과 전쟁을 벌이는 여기자도 있다.아내도 몇차례 실랑이에 지쳤는지,나와 있으면 으레 긴팔 옷을 준비한다.



지난주부터 에어컨을 두려워하는 여성들을 몸으로 이해하게 됐다.비염이 도진 것이다.더워서 쩔쩔 매면서도,에어컨이 강해지면 콧물이 나고….눈이 붓는 것도 에어컨 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육체적 고통(?)속에 두가지 교훈을 얻었다.세상에 일방적으로 좋은 것은 없다,에어컨도 마찬가지다.그리고 남의 처지를 어떻게든 이해하자.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4-08-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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