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디카 1위’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4-09-02 06:53
입력 2004-09-02 00:00
“도대체 누가 1등이야?”

디지털카메라 업계들이 저마다 자사 입맛에 맞는 유리한 기준으로 ‘업계 1위’를 자랑하고 있어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최근 시장조사 기관인 GfK코리아가 발표한 올 상반기 디지털 카메라 국내 판매량 및 시장 점유율 자료를 인용,자사가 매출액 부문에서 점유율 20%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500만 화소대 제품에서는 47%로 캐논 22%,니콘 13%를 크게 앞섰다고 덧붙였다.

반면 올림푸스는 같은 GfK코리아 상반기 자료를 인용,자사가 판매 수량과 판매 금액 집계 모두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올림푸스는 자사의 시장점유율이 23%로 삼성테크윈 18%,소니 17%,캐논 12% 등을 눌렀다고 밝혔다.

이처럼 두 회사의 주장이 엇갈리는 것은 올림푸스가 온·오프라인 판매 전체를 기준으로 삼은 반면 소니는 오프라인 판매만 기준으로 택한 탓이다.

하지만 올림푸스는 오프라인만 따로 떼어낸 집계에서도 17.1%의 점유율로 역시 1위를 차지했다고 거듭 강조했다.오프라인 판매로 기준을 통일하고도 소니는 금액을,올림푸스는 판매대수를 근거로 자신이 1등이라고 주장한 셈이다.판매대수가 많아도 제품 단가가 낮으면 금액은 적을 수 있다.

1위 논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삼성테크윈은 GfK조사에 빠진 삼성전자 대리점망이나 온라인 쇼핑몰 등을 감안하면 삼성제품이 가장 많이 팔린다고 자신한다.

캐논도 GfK 자료를 인용,6월 한달간 자사가 금액기준 점유율 23%와 대수기준 점유율 20%를 기록해 4% 이상의 격차로 2위 올림푸스의 추격을 따돌렸다고 밝혔다.

GfK 자료자체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GfK는 호남·충청 등을 제외한 수도권과 경남·북지역의 전자상가 등 대형대리점만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조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온라인 실적도 조사에서 빠진 시장이 많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디카업계가 이처럼 ‘순위의 함정’에 빠진 것은 비슷한 수준의 경쟁사가 워낙 많고 유통경로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카메라는 10∼20대를 주요 타깃으로 하는 감성제품이어서 ‘1위마케팅’이 곧 구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시장조사 자료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이어 “업체가 자기 유리한 대로 주장하는 ‘1위’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의 사양에 맞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2004-09-02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