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변서 ‘떠다니는 금’ 주웠다”…샤넬 향수 들어간 흰 덩어리 정체는 [월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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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김성은 기자
수정 2026-10-24 22:59
입력 2026-10-24 22:59
세줄 요약
  • 플로리다 해변서 하얀 덩어리 발견
  • 정체는 희귀 향수 원료 용연향 확인
  • 보호종 유래 물질로 소지·판매 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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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미국 플로리다주 해변 모래밭에서 발견된 하얀 덩어리가 1온스(약 28g)당 1000만원이 넘기도 하는 귀한 향수 원료로 밝혀졌다. 이른바 ‘떠다니는 금’이라 불리는 이 물질은 고래 몸속에서 만들어져 배출되는 ‘용연향’이다. 미국 해변에서 종종 발견되지만 이를 함부로 가져가면 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2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플로리다주 멜버른 해변을 거닐던 크리스틴 마빈은 모래 속에 파묻혀 있던 용연향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바닷가로 흔히 밀려드는 녹은 플라스틱 조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손으로 쥐어보는 순간 생각이 달라졌다.

마빈은 “플라스틱도, 단순한 돌멩이도 아니라는 사실을 바로 알아챘다”며 “생각보다 훨씬 가벼웠고 밀랍처럼 매끄러운 감촉이 독특했다”고 전했다. 향수 원료인 용연향일지도 모른다는 직감이 들자 그는 곧바로 냄새를 맡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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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향유고래가 새끼와 함께 바닷속을 헤엄치고 있다. 위키미디어 커먼스
어미 향유고래가 새끼와 함께 바닷속을 헤엄치고 있다. 위키미디어 커먼스


용연향은 향유고래가 소화하지 못한 이물질이 장 속에서 뭉쳐져 배출된 찌꺼기다. 향유고래의 주식은 오징어인데, 용연향은 오징어의 딱딱한 부리로부터 장기를 보호하고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향유고래 개체 수는 무분별한 포경 등의 영향으로 기존 110만 마리에서 30만 마리 수준으로 급감한 상태다. 게다가 용연향을 만들어 내는 향유고래는 일부에 불과해 그만큼 희귀하다.

용연향 가격은 1온스에 최대 1만 달러(약 1330만원)를 호가한다. 같은 무게의 금이 4000달러(약 530만원) 안팎에 거래되는 점을 고려하면, 금보다 2배 이상 비싼 셈이다.

한때 유명 향수 ‘샤넬 넘버5’에도 들어갔을 만큼 흙내음 섞인 향은 지금도 인기가 높다. 그러나 워낙 귀하다 보니 시중의 향수 대부분은 인공 합성 원료로 대체된다.

마빈은 집으로 덩어리를 가져와 용연향인지 직접 시험해 봤다. 물에 넣자 일반 돌과 달리 수면 위로 둥둥 떠올랐다. 달군 바늘로 찌르자 은은한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는 용연향이 맞다고 확신했다.

2024년 처음 용연향을 구했던 그는 같은 해 한 번 더 발견한 데 이어 이번에 또 한 번 행운을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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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알래스카주의 한 박물관에 전시된 용연향. 향유고래의 장에서 만들어지는 이 물질은 예부터 귀한 향료 원료로 쓰였다. 위키미디어 커먼스
미국 알래스카주의 한 박물관에 전시된 용연향. 향유고래의 장에서 만들어지는 이 물질은 예부터 귀한 향료 원료로 쓰였다. 위키미디어 커먼스


그렇다고 마음대로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향유고래 유래 물질이 멸종위기종보호법과 해양포유류보호법의 적용을 받는다. 따라서 마빈이 용연향을 소지하고 있는 행위 자체도 엄연한 불법에 해당한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용연향을 보호 대상 해양 포유류의 일부분으로 규정하여 줍거나 보관·판매하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마빈은 용연향을 발견할 때마다 즉시 해양대기청에 신고했다. 그중 한 덩어리는 지역 고래 보호 단체에 전달했으며, 해당 단체가 연방 당국과 절차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남은 두 덩어리를 수납장에 보관 중이다. 연방 당국이 반납을 요청할 때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 용연향을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체험 자료로 활용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마빈은 “사진으로만 접하는 것보다 이처럼 희귀한 물건을 직접 눈으로 보고 향을 맡아본다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용연향을 직접 손에 쥐어 보면 그 진짜 가치가 돈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이야기에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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