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장애… 대법 “보상금 지급 후에도 미지급 진료비 줘야”

김희리 기자
수정 2026-10-23 11:52
입력 2026-10-23 11:52
세줄 요약
- 백신 부작용 장애 피해자 추가 진료비 인정
- 일시보상금 지급 후에도 미지급분 지급 가능
- 대법원, 질병청 거부 처분 위법 판단
홍윤기 기자
질병관리청이 예방접종 부작용으로 장애를 입은 사람에게 일시보상금을 지급했더라도 추가 진료비를 지급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현행 시행령은 일시보상금을 준 후에는 진료비를 주지 않는다고 규정하지만, 지급 시점 전에 발생 했으나 받지 못한 진료비의 경우엔 해당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취지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최근 고 전모씨가 질병청장을 상대로 낸 추가 진료비 지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전씨가 항소심 선고 직전 사망하면서 유족들이 소송을 이어받았다.
전씨는 지난 2014년 10월 경기 용인시의 한 보건소에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은 후 ‘길랑-바레 증후군’(급성 마비증후군의 일종)이 발생했고, 이듬해 지체 1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
전씨는 같은 해 9월 질병청에 피해보상을 청구했으나 거부되자 소송을 제기해 2021년 2월 최종 승소했다. 질병청은 이를 수용해 약 3억 2578만원의 일시보상금 및 진료비, 간병비를 지급했다.
이후 전씨는 “소송 기간에 발생한 진료비와 간병비가 보상금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질병청에 진료비 1억 3618만원을 추가로 요구했으나, 질병청은 ‘장애인이 된 사람에 대한 일시보상금을 지급받은 경우 진료비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감염병예방법 시행령 제29조 1호 가목 단서를 이유로 들어 거부했다.
이에 전씨 측은 재차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단서 조항이 상위법인 감염법예방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다는 게 전씨 측의 주장이었다.
1·2심은 “규정이 장애 일시보상금을 받은 이를 부당하게 차별해 예방접종 피해보상 청구권을 침해한다”며 전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법령이 위법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질병청이 전씨가 요구했던 진료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보고 승소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단서 규정은 장애 일시보상금을 지급받은 경우, 그 이후 발생하는 보존적 치료에 관한 진료비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봤다.
다만 이는 전씨 사례와 같은 미지급 진료비나 질병이 재발하거나 악화돼 발생한 적극적 치료비까지 지급을 막는 근거로 해석될 수 없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었다. 대법원은 “질병청의 지급 거부 처분은 전씨가 장애 일시보상금을 지급받기 전에 발생한 진료비와 지급 이후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적극적 치료에 관한 진료비의 지급을 일률적으로 거부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김희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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