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2살…불닭소스·소주 먹이고 수시로 때린 부모 “죽일 생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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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수정 2026-10-22 22:58
입력 2026-10-22 22:58
세줄 요약
  • 두 살 딸 학대 사망 사건, 부부 살해 고의 부인
  • 불닭소스·소주 먹이고 상습 폭행한 정황 드러남
  • 재판부, 선고 미루고 변론 재개 및 추가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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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손. 서울신문 DB
아기 손. 서울신문 DB


父 무기징역·母 징역 15년 구형…선고 당일 변론 재개
두개골·갈비뼈 골절에 영양결핍…사망 원인 놓고 공방
변호인 “살해 고의 입증 안 돼”…의료감정 다시 따진다
두 살배기 딸에게 불닭볶음면 소스와 소주를 먹이고 상습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부부가 1심 선고 당일 살해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학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학대가 아이의 사망 원인이라는 증거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선고를 미루고 재판을 다시 열기로 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 박우근)는 이날 예정됐던 친부 A씨와 친모 B씨의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 사건 선고를 미루고 변론을 재개했다. 새로 선임된 부부 측 변호인이 추가 심리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변호인은 이날 학대 사실은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아이의 사망이 학대 때문이라는 점과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는 점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아이의 머리에 상처가 생긴 경위가 불분명하고, 목욕 중 입은 상처가 사망으로 이어졌는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친모가 먹인 불닭볶음면 소스와 소주가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는 근거도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부부가 아이의 상태가 나빠진 뒤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을 시도한 점도 살해 의도가 없었다는 근거로 내세웠다.

변호인은 의료감정에 참여한 의사와 검시를 맡은 법의관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증인 채택 여부를 검토하고, 채택하지 않을 경우 서면으로 관련 사실을 확인하도록 했다.

A씨 부부는 2024년 12월 16일 대전 서구 자택에서 당시 생후 25개월이던 친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이는 미숙아로 태어나 1년 넘게 소아 중환자실 등에서 치료받았다. 그러나 2024년 10월 두 번째 퇴원 이후 부모에게 반복적으로 폭행당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에 따르면 친부 A씨는 아이의 머리를 발로 차거나 내려찍고 뺨을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했다. 친모 B씨도 아이의 뺨을 때리고 불닭볶음면 소스와 소주를 먹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가 숨지기 전날에도 부부는 성인도 먹기 힘들 정도로 매운 불닭볶음면 소스를 먹였다. 이후 아이를 씻기던 중 머리가 바닥에 부딪치는 일이 벌어졌고, 아이의 상태가 나빠졌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대신 약병에 소주를 담아 먹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검 결과 숨진 아이는 두개골과 양쪽 갈비뼈가 골절된 상태였고, 온몸에서 멍이 발견됐다. 영양결핍 상태였던 사실도 확인됐다. 의료감정에서는 소주를 먹어 술에 취한 아이가 호흡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도 나왔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결심 공판에서 친부 A씨에게 무기징역, 친모 B씨에게 징역 15년을 각각 구형했다. A씨가 건강이 좋지 않은 아이를 반복적으로 학대하고 범행 일부를 축소하거나 은폐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B씨에 대해서는 남편보다 학대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볍고, 아이의 사망에 더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은 A씨로 보인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당시 A씨는 학대 이유로 양육 스트레스를 들면서도 “아이가 사망할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B씨는 매운 소스는 아이의 입맛을 돋우려고, 소주는 혈액순환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먹였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다음 공판은 12월 10일 열린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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