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위될 뻔했다”…대만 상공서 벌어진 미·중 긴장 백배 ‘눈치게임’의 전말 [밀리터리노트]

문경근 기자
수정 2026-10-22 15:49
입력 2026-10-22 15:49
세줄 요약
- 대만 남단 상공서 미군 KC-46과 중국 드론 정면 대치
- 호위 전투기 없는 급유기, 고립 우려 속 긴장 고조
- 미군 항행권 주장·대만군 경고 뒤 드론 방향 전환
대만 남단 인근 상공에서 미군 공중급유기와 중국 무인기(드론)가 정면으로 마주치며 아찔한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자칫 전투기 호위가 없는 틈을 타 포위망이 좁혀질 수 있었던 일촉즉발의 순간이었다.
호위기 부재 속 벌어진 돌발 상황
22일(현지시간) 군사 전문 채널 ‘타이완 아디즈’(TAIWAM ADIZ)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11시 50분쯤 대만 최남단 엘루안비 남쪽 대만 방공식별구역(TAIZ) 남서쪽 영공에서 미군의 핵심 공중급유기인 KC-46이 고도 약 7650m 상공을 비행 중이었다.
이때 평온하던 하늘에 비상등이 켜졌다. 비슷한 고도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하던 중국 군용 드론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두 항공기는 공중에서 사실상 정면으로 마주 보는 형태로 접근하며 순식간에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미군 KC-46 공중급유기가 작전 반경 내에 나타날 때는 통상 전술 지원을 맡는 공군 전투기가 동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상황에서는 마땅한 전술 지원이나 에스코트가 포착되지 않은 상태였다. 만약 중국 드론이 미군 항공기를 상대로 의도적인 포위나 압박 기동을 펼쳤을 경우 조종사 개인이 극도의 고립감과 긴장감에 직면할 수 있었던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단호한 항행권 주장으로 위기 모면
중국 드론의 도발적인 접근에 맞서 미군은 즉각 무전 교신을 시도했다. 미군 측은 국제 영공 내에서 보장되는 정당한 항행권을 강력히 주장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동시에 대만 공군 역시 즉각 개입에 나섰다. 대만군은 중국어와 영어로 긴급 방송을 송출하며 방공식별구역을 무단 침범한 중국 드론과 관련 군용기를 향해 강력한 퇴거 경고를 날렸다.
양측의 단호한 압박에 밀린 중국 드론은 결국 대만 남동쪽 해역 방향으로 머리를 돌려 자취를 감췄다. 다행히 물리적 충돌이나 더 이상의 우발적 사태로 번지지는 않았으나,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을 둘러싼 미·중 양국의 군사적 신경전이 언제든 실제 충돌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건으로 기록됐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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