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찰청장 22개월 공석, 대국민 해명 필요한 단계
수정 2026-10-22 02:01
입력 2026-10-21 20:52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경찰의 권한이 어느 때보다 막중해진 만큼 책임도 커졌다”며 “잘못된 관행과 제도는 과감하게 바로잡는 개혁”을 주문했다. 어제는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 형사사법체계 개편 이후 맞는 첫 경찰의 날이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의 당부는 무색했다. 14만 경찰의 수장이 22개월째 공석인 전례 없는 상황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경찰 고위직 인사는 있었지만 수장은 세 번째 직무대행 체제다. 대행 기간 동안 경찰의 대응력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 축소,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에 이어 장모·전처 살해 등 관계성 범죄가 연달아 터졌다. 이달 들어서도 인천 대형복합상가에서 무고한 시민을 대상으로 한 흉기 난동, 특허 관련 불만으로 인한 서울 강남 연쇄 방화 등이 잇따랐다.
시민들은 “각자 도생이 해법”이라고 탄식할 만큼 허술한 민생 치안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 무엇보다 검찰청 폐지로 수사권을 독점한 경찰이 쏟아지는 수사를 제대로 가르마 타서 처리하고는 있는지 걱정이 태산이다.
비대해진 경찰 수사권을 어떻게 스스로 통제할지도 염려스럽기만 하다. 여당 관련 수사는 하세월, 야당 관련 수사는 전광석화로 진행한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수사의 중립성·공정성 확보, 외부 개입 차단 등은 물론 수사기관 간 효율적 소통·협력체계 구축, 여성·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보호체계 강화, 피해자 보호와 현장 대응역량 강화 등 할 일이 첩첩이다. 수장이 둘이라도 모자랄 판이다.
대행 체제로는 고강도 개혁의 리더십을 기대할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경찰청장 인선에 대해 “내란 사태를 겪으며 문책이 있었고 그러다 보니 쓸 자원이 녹록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했다. 해명이 되기 어렵다. 정부 출범 이후 500일이 지났다. 언제든 교체할 수 있는 대행을 통해 장악력을 높이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커진다. 묵묵히 책무를 다하는 일선 경찰들의 사기도 꺾이고 있다.
2026-10-2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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