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미나이에 국정 묻는 李 대통령, 여론 대응 위태위태하다
수정 2026-10-22 02:01
입력 2026-10-21 20:52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엑스(X)에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의 국무회의 참석 논란과 관련해 3건의 글을 연달아 올렸다. 역대 정부에서 수사기관 수장은 관례적으로 국무회의에 배석하지 않았지만 김 청장은 임명 다음 날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이를 두고 정치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적극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모든 청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한다”며 “수사권한기관을 특별취급하는 잘못된 인식과 관행을 바로잡는 것도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밝혔다. “국무회의에 중수청장과 공소청장을 참석시킨다고 검사가 당신에게 복종하지도 충성하지도 않는다”는 이용자의 게시글에는 “그렇게 만들 필요도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고 콕 집어 응수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이 대통령이 지금껏 해 온 SNS 소통의 연장선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제미나이에게 물어봤습니다’라며 인공지능(AI)의 답변을 게시한 것은 상식의 선을 넘었다. 아무리 AI 만능시대라고 하지만 논란이 심각한 국정 현안을 AI 답변으로 대응하는 대통령의 발상에 깜짝 놀란 국민이 많았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임명된 초대 중수청장이 임명장을 받은 다음 날 국무회의에 참석해 대통령의 말을 받아 적는 모습이 공개된 마당이다. 제미나이는 “중수청장·공소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불가론이 위헌적 억지”라고 했다지만, 혼돈 속에 개문발차한 중수청이 출범하자마자 중립성 논란까지 휩싸인 문제는 결코 가벼울 수 없다. 국민을 백번 설득해도 모자란 위중한 사안인데, 국정 최고 책임자가 AI 답변으로 눙치듯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다.
이 대통령은 “국정 생중계, 언론 접촉, 현장 방문, SNS도 모두 늘릴 것”이라고 했다. 대국민 소통의 양만 늘리는 것이 능사인지 돌아봐야 한다. 청와대 참모들이 직언을 아끼지 말고 대통령의 여론 대응 방식을 보완해 주기 바란다.
2026-10-22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THE NEXT : AI 운명 알고리즘 지금, 당신의 운명을 확인하세요 [운세 확인하기]](https://imgmo.seoul.co.kr/img/n24/banner/ban_ai_fortune_v2.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