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한이 방화로, 불만이 흉기난동으로”…‘분노범죄’에 무고한 시민 희생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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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10-21 18:19
입력 2026-10-21 18:04

경찰, 역삼 연쇄방화범 구속영장 신청 방침
고위험 보호관찰 대상자 재범률 3년째 5%대
“전과자 감독 강화·사회적 고립 해소 병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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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역삼동 신명빌딩·한양빌딩에 대한 연쇄 방화 사건 발생 이튿날인 21일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신명빌딩 화재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신명빌딩·한양빌딩에 대한 연쇄 방화 사건 발생 이튿날인 21일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이 신명빌딩 화재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두 곳에 불을 질러 19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이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대체로 시인했다. 최근 개인적인 원한과 갈등이 다수의 인명 피해를 낳는 강력범죄로 번지면서 ‘분노사회’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양상이다.

이에 강력범죄 전과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강력범죄 전과자에 대한 보호 감호 등이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형사사법 밖에서 개인의 분노를 해소할 전담기구의 확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1일 A씨를 상대로 2차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특허법인 두 곳이 자신에게 사기를 쳤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법인들이 허위 특허등록증을 발급했다고 생각한 A씨는 “겁을 주고 이 일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A씨가 범행 당시에 과거 자신의 특허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을 찾아다녔다는 직원의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날 중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과 소방은 이날 화재 현장에서 2차 현장 감식을 벌여 발화 지점 등을 확인했다. A씨가 엘리베이터 앞에 불을 지른 정황이 드러나면서 건물 안 사람들이 탈출하기 어렵게 의도적으로 발화 지점을 정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40대 여성 피해자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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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다수 대상 강력범죄 주요 사건 일지. 그래픽 조숙빈 기자
최근 발생한 다수 대상 강력범죄 주요 사건 일지. 그래픽 조숙빈 기자


최근 특정 상대나 사건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무고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표출하는 강력범죄가 잇따르며 시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인천 남동구의 대형 상업시설에서는 최충락(59)이 자신이 치료받았던 병원에 대한 불만을 사회적으로 알리겠다며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의식불명에 빠지고 7명이 다쳤다. 지난 7월 경북 경산시에서도 아파트 운영 문제로 갈등을 겪던 70대 남성이 관리사무소에 불을 질러 4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법무부에 따르면 고위험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률은 2023년 5.2%, 2024년 5.0%, 지난해 5.1%로 3년 연속 5%대를 기록했다. 방화 등 강력 범죄 전과자 관리와 피해자 보호 연계가 시급하지만, 방화죄는 전자장치 부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현행 보호관찰 제도를 위험도 단계별로 세분화해 더 정교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행 보호관찰 제도를 강화해 위험도 단계별로 조치의 강도를 달리하고, 전과자 분류 심사 절차도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며 “강력범죄 전과자에 대해서는 보호관찰과 교정시설 수감 사이에 보호 감호 등 중간 단계의 조치를 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김상균 전 한국범죄심리학회장은 “전과자 관리는 전체 강력범죄 발생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라면서 “교정기관 수감 초기부터 재범 위험성 평가와 맞춤형 교육훈련, 사회 복귀 대비 상담·심리치료를 병행할 수 있도록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개인의 사회적 고립과 박탈감이 심해져 범죄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들의 분노를 해소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경제 발전 과정에서 타인과의 비교가 사회에 대한 분노와 범죄로 이어지기 쉽다”면서 “전과자 등 개인의 심리적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일이 사회적 과제임을 인식하고 형사사법 체계 밖에서도 이를 지원할 전담 기구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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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홈플러스 인천 구월점이 입점해 있는 대형 상업시설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부상자들이 응급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홈플러스 인천 구월점이 입점해 있는 대형 상업시설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부상자들이 응급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지·유승혁·정회하 기자
세줄 요약
  • 강남 방화 사건, 70대 남성 범행 대부분 인정
  • 개인 원한·불만이 무고한 시민 피해로 확산
  • 전과자 관리 강화와 분노 해소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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