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만에 고국 찾은 ‘하얀 천사’들…자생의료재단, 파독 간호사 60주년 기념 의료봉사·문화행사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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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문 기자
수정 2026-10-21 12:40
입력 2026-10-21 12:40

1966년 독일행 비행기 올랐던 젊은 청춘들, 60년 지나 고국에서 침·약침·추나 등 한의통합치료
오랜 병동 근무로 얻은 근골격계 통증 살피고, 한복 선물·음악회 등 대채로운 행사로 존경 표해
신준식 설립자 헌정시 ‘하얀천사’ 상영…“대한민국 경제 발전 초석 놓은 헌신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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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의료재단 관계자들과 재독한인간호협회 회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출처=  자생한방병원.
자생의료재단 관계자들과 재독한인간호협회 회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출처= 자생한방병원.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지며 이역만리 타국에서 청춘을 바친 ‘하얀 천사’들이 파독 60주년을 맞아 반세기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이에 자생의료재단은 타인의 건강을 돌보느라 정작 자신의 몸은 살피지 못했던 파독 간호사들의 노고를 기리고 존경과 감사를 전하기 위해 뜻깊은 한방의료봉사 및 문화예술공연을 선물했다.

자생의료재단(이사장 박병모)은 20일 재독한인간호협회(회장 박소향) 회원 100명을 대상으로 ‘2026 파독 간호사 60주년 고국방문 기념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고국 방문 기념을 넘어 1960~70년대 국가적 위기 상황 속에서 이국의 병상을 지키며 조국을 지탱해 온 파독 간호사들의 역사적 헌신을 되새기고 사회적 예우를 다하기 위해 기획됐다.

파독 간호사의 역사는 지난 1966년으로 올라간다. 1970년대까지 국내의 수많은 젊은 간호사들은 가족의 생계를 부양하고 새로운 기회를 개척하기 위해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언어와 문화가 전혀 다른 낯선 이국땅에서 그들은 고된 3교대 근무를 군말 없이 소화해 냈다. 하루의 피로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현지 의료진 및 환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밤을 지새우며 독일어 공부에 매진해야 했다.

이들이 땀 흘려 번 외화는 고국으로 송금되어 가난했던 가족의 생계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었고, 나아가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기적을 일궈낸 소중한 밑거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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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재독한인간호협회 회원들의 모습. 출처= 자생한방병원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재독한인간호협회 회원들의 모습. 출처= 자생한방병원


자생의료재단은 이러한 노고에 깊은 감사를 표하고자 지난 5월 재독한인간호협회와 ‘파독간호사 60주년 고국방문 의료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행사는 해당 협약의 결실로, 참가자들이 고국에 머무는 동안 정밀하게 건강을 점검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의료지원 프로그램으로 꾸려졌다.

행사의 첫 포문은 자생메디바이오센터에서 열린 한방의료봉사가 열었다. 참가자들은 25명씩 4개 조로 나뉘어 자생한방병원 의료진으로부터 침, 약침, 추나요법 등 맞춤형 한의통합치료를 받았다. 오랜 세월 격무와 고된 병동 근무로 인해 척추·관절 등 근골격계 통증을 안고 살아온 간호사들은 의료진과 꼼꼼히 증상을 상담하며 그간 미뤄두었던 자신의 몸을 정성껏 살폈다. 진료 후에는 센터 내부를 둘러보며 현대화·첨단화된 한방의료의 발전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도 가졌다. 현장 진료와 행사 안내에는 의료진과 분당자생봉사단이 함께 참여해 따뜻한 정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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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의료재단 신민식 사회공헌위원장이 어깨가 불편한 파독 간호사를 진찰하고 있다. 출처= 자생한방병원
자생의료재단 신민식 사회공헌위원장이 어깨가 불편한 파독 간호사를 진찰하고 있다. 출처= 자생한방병원
의료체험을 마친 파독 간호사들은 가을빛으로 물든 분당중앙공원을 산책하며 고국의 정취를 만끽했다. 이어 자생봉사단이 정성껏 준비한 한복 전달식이 열렸다.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파독 간호사들은 동료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잊지 못할 추억을 담았다.

한복은 파독 간호사들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1966년 처음 독일에 발을 내디뎠을 당시, 이들은 한복 차림으로 현지 언론과 주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대한민국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또한 외롭고 힘든 타향살이 중에도 명절이나 그리움이 사무칠 때면 한복을 꺼내 입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곤 했다. 반세기 만에 고국에서 다시 입어본 한복은 이들에게 과거의 청춘과 고향의 따뜻함을 동시에 선물했다. 이어진 기념행사에서는 자생윈드림관악단의 감미로운 연주와 함께 감사의 마음을 담은 꽃 전달식이 이어져 분위기를 한층 올려놓았다. 특히 시인으로도 활동해 온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설립자가 파독 간호사들의 숭고한 헌신을 기리며 직접 집필한 시 ‘하얀천사’의 낭송 영상이 상영되자 현장은 깊은 감동과 울림으로 가득 찼다. 참가자들은 다채로운 공연을 관람하고 따뜻한 만찬을 나누며 고국에서의 뜻깊은 하루를 마무리했다.

박소향 재독한인간호협회 회장은 “젊은 날 가족과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뒤로하고 독일로 향했던 우리들의 시간을 잊지 않고 이렇게 따뜻하게 맞이해 주셔서 가슴이 뭉클하다”며 “6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동료들과 함께 고국에서 한복을 차려입고 추억을 나눈 것은 물론, 지친 건강까지 다정하게 살필 수 있어 평생 잊지 못할 선물로 기억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신민식 자생의료재단 사회공헌위원장은 “이국의 차가운 병상을 지키며 가족과 조국의 번영을 위해 한평생 헌신해 온 파독 간호사분들께 깊은 경의와 존경을 표한다”라며 “이번 행사가 오랜 시간 타인을 위해 살아가느라 정작 미뤄두었던 자신의 건강을 회복하고, 고국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정을 깊이 느끼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자생의료재단의 의료봉사 및 기념행사는 단순한 일회성 지원을 넘어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민간 외교관’들의 공로를 재조명하고 이들에게 진정한 사회적 예우와 존경을 전달했다는 점에서 뜻깊은 귀감이 되고 있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세줄 요약
  • 파독 간호사 60주년 맞아 고국 초청 행사 개최
  • 한방의료봉사와 맞춤 진료로 건강 점검 지원
  • 한복·공연·시 낭송으로 감사와 예우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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