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현장조사까지 막은 유엔사…DMZ 관할권 갈등, 주권 논란으로 확산 [외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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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원 기자
수정 2026-10-20 13:21
입력 2026-10-20 13:21

경의선 역사관 출입·운영 놓고도 이견
정부 “정전협정상 권한·영토주권 상호 존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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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해 7월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을 방문해 유엔사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으며 자유의집·평화의집 등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해 7월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을 방문해 유엔사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으며 자유의집·평화의집 등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외교·안보는 총성 없는 전쟁터라고 합니다. 겉으로 나타난 결과 뒤에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 치열한 협상과 복잡한 선택들이 국가의 생존을 결정합니다. ‘외안대전’(외교안보 대신 전해드립니다)에서는 매주 생생한 외교·안보 현장을 쫒아 뒷이야기를 전합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이슈를 알기 쉽게 풀어 전하겠습니다.


비무장지대(DMZ)의 출입과 관할 권한을 둘러싼 우리 정부와 유엔군사령부 간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유엔사가 안보상 위험을 이유로 우리 정부의 DMZ 내부 현장조사까지 불허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최근 경의선 역사관의 출입·운영 문제에 이어 영토주권을 둘러싼 논란까지 불거지는 양상입니다.

20일 통일부에 따르면 유엔사는 올해 초 경의선 역사관 건물 일부가 DMZ 남방한계선에 걸쳐 있다며 지은 지 23년이 넘은 정부 시설인 경의선 역사관 건물의 관할권 조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통일부는 역사관 출입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역사관 견학이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유엔사와 지속 협의를 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일부·기후에너지환경부·국가유산청·산림청 등 DMZ 내부에 대한 정부의 현장조사도 유엔사의 출입 불허로 장기간 중단된 상태입니다. 정부는 DMZ 내부의 생태환경과 역사·문화자원 등을 조사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유엔사가 군사적 긴장에 따른 안전 문제를 이유로 출입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조사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통일부와 유엔사는 DMZ의 평화적 이용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출입 승인권을 누가 행사할 것인지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비군사적 목적의 DMZ 출입까지 유엔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왔습니다.

여당은 DMZ의 평화적 이용을 확대하기 위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이른바 ‘DMZ법’은 관광과 생태 보전, 학술 연구 등 비군사적 목적의 출입에 대해 한국 정부가 승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엔사는 해당 법안이 정전협정과 상충할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정전협정에 따라 군사분계선 이남 DMZ 구역에 대한 관리 권한은 유엔사에 있으며,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출입을 승인할 경우 정전체제 관리에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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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하는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기조연설하는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달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2026 한미 연합워파이팅포럼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기에 최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의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양측의 갈등이 영토주권 문제로 번지는 모습입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유엔군사령부의 관점에서 볼 때 대한민국은 DMZ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유엔사가 DMZ에 대한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부정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15일 조원철 법제처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DMZ의 평화적 이용을 둘러싸고 유엔사와 상당한 의견 접근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정부 내 정전협정 해석을 둘러싸고 입장이 많이 정리됐고, 유엔사도 그런 입장을 잘 전달받고 이제 주장을 조금 완화해서 하거나 하고 있다”며 “그런 점에선 서로 간 많은 의견 접근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전협정에 따른 유엔사의 권한과 영토주권이 상호 존중되는 가운데 정부의 DMZ에 대한 평화적 이용 활동이 보장돼야 한다”며 “비군사적이고 평화적인 목적의 활동에 대해서는 유엔사가 유연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유엔사는 경의선 역사관 출입 문제에 대해 “해당 시설의 일부 출입문이 DMZ 내부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방문객을 수용하기에 앞서 한국군과의 협조를 포함한 적절한 안전조치와 출입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며 “유엔사는 정전협정에 따른 책임을 수행하는 동시에 통일부의 노력을 지원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주원 기자
세줄 요약
  • 유엔사, DMZ 정부 현장조사 불허와 출입 제한
  • 경의선 역사관 관할권 조정 요구로 갈등 심화
  • DMZ법 추진과 주권 논란으로 쟁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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