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브라질 계란 수입 논란, 주먹구구 행정이 빚은 촌극 아닌가
수정 2026-10-19 02:42
입력 2026-10-18 20:31
난데없이 브라질산 계란 수입을 놓고 혈세 낭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브라질 계란을 비싸게 사와 국내 시장에 싸게 내놓는 바람에 그 차액을 국민 세금 800억원으로 메웠다고 국민의힘이 주장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허위사실이라며 브라질산 수입 비용은 16억원이라고 반박했다.
실제 800억원은 브라질 등 4개국에서 수입한 액수를 합한 것으로, 브라질산은 16억원이 맞는다. 다만 그중 계란값은 2억원이고, 14억원은 대부분 항공 운송료다. 이 계산대로라면 브라질 계란 한 알의 수입가는 1464원이다. 미국산 464원, 태국산 305원에 비해 엄청나게 비싸다. 정부는 이 브라질 계란을 국내에 143원에 공급했다. 그러니 그 차액을 혈세로 메웠다는 야당 주장도 맞는다.
정부는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시범적으로 수입했다고 해명했다. 방향은 옳다. 북반구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등이 창궐하는 경우에 대비해 브라질 등 남반구를 뚫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배보다 배꼽이 너무 큰 것을 대안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다른 나라보다 3배 이상 비싼 계란 수입은 터무니없다. 그러니 “브라질 좌파 대통령을 위한 선심성 수입 아니냐”고 야당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참에 수급 행정을 돌아보기 바란다. 일본은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브라질 계란을 저렴한 선박 운송으로 상시 수입하고 있다. 한 달이 넘는 운송 기간 탓에 주로 계란 가공품을 수입하지만 신선란도 일부 포함돼 있다.
한국은 2017년과 2021년 계란 대란이 벌어지자 부랴부랴 미국을 수소문해 계란을 수입했다. 만약 미국산마저 수입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국내 농가를 보호해야 한다면 계란 가공품이라도 브라질산을 선박으로 수입하는 루트를 평상시 구축해야 한다. 비상시에는 그 루트를 통해 신선란을 실어올 수도 있다. 이번에 브라질산 선박 운송 수입을 시범적으로 했다면 이런 논란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2026-10-1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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