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국가직 영웅’…소방관 월급 90% 여전히 지방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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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수정 2026-10-18 23:04
입력 2026-10-18 22:46

소방관 국가직 전환 6년, 지원 감소… 소방 인건비 중 국비 비중 고작 8.4%뿐

지자체 곳간에 목숨 오가는 소방관
소방예산 중 국비 비중 10.7% 그쳐
1인당 서울 1255명·전남 396명 담당
의복·위탁교육비도 지역 따라 3배 차
담배소비세 연계 소방 재원 한계 봉착
7년간 화재 진압 중 소방관 28명 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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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면 그래픽 소방예산 현황
8면 그래픽 소방예산 현황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지 6년이 지났지만 인건비의 90% 이상을 여전히 지방자치단체가 떠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분만 국가직일 뿐 월급은 지자체가 주는 기형적 재정 구조 탓에 ‘국민 안전 국가책임제’라는 전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중앙정부가 생색만 내고 정작 비용 부담은 지방에 떠넘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18일 소방청과 국회입법조사처 등에 따르면 올해 전국 소방예산 8조 5967억원 중 국비는 9239억원(10.7%)에 불과했다. 반면 지방비는 7조 6728억원으로 89.3%에 달했다. 최근 추미애 경기지사의 ‘소방은 재정 빨대’ 발언으로 소방관 폄훼 논란이 이는 가운데, 6년째 소방 재정을 지방에 의존해 온 중앙정부의 무책임한 태도 역시 도마에 올랐다.

국가직 전환 직전인 2019년 7%였던 소방예산 국비 비중은 국가직 전환 직후인 2020년 11.5%로 올랐지만 이후 5년간 오히려 감소했다. 지역 간 소방서비스 격차를 해소하고 국가의 재난 대응 책임 강화를 내세우며 2020년 4월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했지만 중앙정부의 재정 분담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올해 소방공무원 인건비 6조 5129억원 중 국비는 5496억원(8.4%)에 그쳤다. 담배 개별소비세를 재원으로 하는 소방안전교부세의 인건비 지원 비중은 신설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1% 수준에 머물렀고 올해도 한 자릿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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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7일 경기도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경기도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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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대원 뒷모습 바라보는 추미애 지사
소방대원 뒷모습 바라보는 추미애 지사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지난 16일 경기 부천시 한 금속 도장공장 화재 현장을 찾아 동료 부상으로 슬퍼하는 소방대원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소방공무원 2만명 충원’ 정책 등으로 소방 인력은 2015년 약 4만 명에서 지난해 6만 6800명으로 1.6배, 지방 소방예산은 2019년 5조 5000억원에서 지난해 8조 1000억원으로 1.5배 늘었다. 그러나 인건비의 90% 이상은 여전히 지자체 몫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실질적 운영 측면에서 지방재정 의존도가 높고 지역 간 격차도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소방공무원 1인당 담당 인구는 2024년 기준 서울 1255명, 전남 396명으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지난해 1인당 의복비는 부산·제주 25만원, 울산 70만원으로 약 3배, 위탁교육비는 충북 42만 8000원, 부산 4만 1000원으로 10배 이상 벌어졌다. 같은 국가직 소방공무원인데도 근무 지역에 따라 피복·교육에 쓰는 돈이 다른 셈이다. 열악한 지역 재정자립도 등을 감안할 때 지자체 재정 여건에 따라 소방 인력 확충과 장비·시설 투자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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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아빠, 출동”
“그리운 아빠, 출동” 지난 16일 경기도 부천의 한 도장업체 공장 화재 진화를 위해 출동했다가 유명을 달리한 김진석 소방위의 딸이 아버지에게 쓴 편지.
송영길 의원 페이스북 캡처


‘금연 지속’ 담배세 의존 소방안전교부세
“소방발전기금 등 새 재원 방안 찾아야”
국회입법조사처는 “소방공무원의 인건비 국가 지원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금연 정책 지속 속에 담배 개별소비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소방안전교부세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화재보험금 부담금 부과, 소방발전기금 설치 등 새로운 재원 확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국가직 전환에도 시도에서 인건비를 상당 부분 부담해 재정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국가 신분에 맞게 국가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비 비중 확대 등을 국회·관계 부처와 다각도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6일 경기 부천 공장 화재 진압에 투입됐다가 고립된 김진석 소방위가 전날 끝내 순직하면서 올해 현장 순직 소방관은 4명으로 늘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화재 진압·구조 등 위험 직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소방관은 모두 2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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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화재 현장 찾은 추미애
부천 화재 현장 찾은 추미애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지난 16일 경기 부천시 금속 도장공장 화재 현장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추 지사는 이날 현장에서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 요구에 “묻지 말아달라”며 답을 피했다가, 이튿날 순직한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사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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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소방관 빈소 앞서 발언하는 추미애
순직 소방관 빈소 앞서 발언하는 추미애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지난 17일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순천향대 부천병원 빈소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종 강주리 기자
세줄 요약
  • 국가직 전환 뒤에도 인건비 대부분 지방 부담
  • 국비 비중 10%대, 지역별 소방서비스 격차 확대
  • 새 재원 마련과 국비 지원 강화 필요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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