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 폐암, 이유 있었다”…폐암 환자 8%서 유전적 소인 확인
이병문 기자
수정 2026-10-12 12:25
입력 2026-10-12 12:25
서울대병원 등 공동 연구팀, 폐암관련 전 세계 28개 연구 메타분석 발표
고위험군 유병률 32.3%…BRCA2·ATM 등 DNA 복구 유전자 변이 주원인
“가족력 등 고위험군 맞춤형 유전 검사 및 환자·가족 조기 진단 기틀 마련”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지영·구진모 교수, 임상유전체의학과 김시현 교수, 심장혈관흉부외과 나권중 교수 및 내셔널 주이시 헬스 영상의학과 윤순호 교수 공동 연구팀은 폐암 관련 전 세계 연구 28개를 종합 분석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전적으로 전달되는 ‘생식세포 병원성 변이(Pathogenic Germline Variants)’의 유병률과 관련 위험 요인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체 폐암 환자의 7.9%에서 암 발병에 관여할 수 있는 유전적 소인이 확인됐다. 폐암 환자 100명 중 약 8명은 타고난 유전적 변이가 암 발병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특히 임상적 특성에 따라 암 발병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군’을 선별해 분석했을 때 유전적 소인의 영향력은 더욱 압도적이었다. 폐암 가족력이 있거나 젊은 나이에 발병한 경우, 혹은 여러 암이 동시에 또는 시차를 두고 발생하는 다발성 원발성 폐암 환자 등의 고위험군에서는 생식세포 병원성 변이 유병률이 32.3%에 달했다. 이는 별도로 선별되지 않은 일반 폐암 환자군(4.7%)과 비교했을 때 7배에 가까운 수치다.
인종 및 임상적 특성에 따른 차이도 관찰됐다. 전체 유병률에서는 인종 간 현저한 차이가 없었으나, 주요 DNA 손상 복구 유전자 변이의 경우 동아시아인보다 비아시아인 및 혼합 인종 집단에서 더 빈번하게 조사됐다. 또한 분석 대상 환자군의 평균 연령이 낮을수록, 검사 대상 유전자 수가 많을수록 병원성 변이가 발견될 확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김시현 교수는 “유방암과 난소암에서는 BRCA 유전자 변이 등 유전적 소인이 잘 확립되어 있던 반면, 폐암은 유전적 특성 분석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며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를 종합해 폐암의 유전적 지도와 위험 인자를 체계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학술적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영 교수는 “가족력이나 젊은 발병 연령 등 고위험 특성을 가진 폐암 환자에서 생식세포 변이 유병률이 눈에 띄게 높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유전 평가 도입의 당위성을 제시하며, 나아가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암 예방과 조기 진단 전략 수립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폐암의 유전적 패러다임을 바꿀 기초 자료로 평가받는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인 ‘흉부종양학회지(Journal of Thoracic Oncology, 피인용지수 23.3)’ 온라인판에 최신호로 게재됐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세줄 요약
- 전 세계 폐암 연구 28개 메타분석 결과 발표
- 전체 환자 7.9%서 유전적 소인 확인
- 고위험군 변이 32.3%로 일반군보다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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