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불발에 ‘뒤끝’ 트럼프…ICC 추가 제재

임주형 기자
수정 2026-10-11 14:22
입력 2026-10-11 14:22
세줄 요약
- 노벨평화상 발표 직후 ICC 제재 발표
- 미국 내 자산 동결과 거래 중단 요구
- 트럼프, 수상자와 노벨위원회 동시 비난
트럼프 “미스터리한 사람 수상”...남북한도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 직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새로운 제재를 가했다. 공공연히 상에 대한 욕망을 드러내온 트럼프 대통령 대신 ICC 재판관을 지낸 나비 필라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수상자로 선정되자 ‘뒤끝’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영상 메시지를 통해 미국 관할 지역 내 ICC 자산 동결을 골자로 하는 제재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기업과 개인은 6개월 내로 ICC와의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
루비오 장관은 “다수가 ICC의 일원이고 미군 병력에 방어를 의존하고 있는 우리의 동맹이 이 ‘불량재판소’ 제지에 나서주길 기대한다”며 “미국인이 더는 위협받지 않을 때까지 ICC를 산산조각 내는 캠페인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2기 집권기 들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ICC와 노골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수상자를 결정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를 비판하는 등 공세에 나섰다. 그는 뉴욕주 시러큐스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에게 상이 돌아갔다”며 필라이를 “아무도 모르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라고 저격했다. 아울러 자신이 8개의 전쟁을 끝냈다며 이 중 하나만으로도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이 한국과 북한, 일본과 북한, 중국과 대만 사이의 전쟁도 끊임없이 막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필라이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 노벨평화센터 행사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국제 재판소, 특히 ICC의 존속 여부를 두고 엄청난 긴장과 불안이 조성됐다. 한 국가(미국)가 판사가 내리는 사법 명령을 이유로 제재를 발표했는데 이는 전례 없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팔라이는 과거 백인 정권의 흑인 분리·차별 정책에 맞섰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변호하는 등 평화와 국제법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한 공로로 올해 노벨평화상의 영예를 안았다.
워싱턴 임주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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