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초등생 성폭행 악몽의 재현…오키나와 또 뒤흔든 美 해병대원의 흉악 범죄 [밀리터리노트]

문경근 기자
수정 2026-10-06 17:10
입력 2026-10-06 16:58
세줄 요약
- 오키나와 호텔 강도살인 혐의로 미 해병대원 체포
- 1995년 미군 성폭행 사건 기억 소환, 주민 분노 확산
- 헤노코 이전·SOFA 개정 요구 다시 고조
일본 오키나와에서 주일미군에 의한 강도살인 사건이 발생해 열도가 거세게 흔들리고 있다. 오키나와현 경찰은 최근 나하시의 한 호텔에서 30대 여성을 살해하고 소지품 등을 빼앗은 혐의(강도살인)로 후텐마 기지 소속 주일미군 해병대 데빈 제이콥 발라드 일병(20)을 체포했다. 현지 주민들은 이번 사건을 접하고 “1995년 미군 병사 3명이 여자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했던 비극이 다시 떠오른다”며 극심한 충격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선거 직후’ 민감한 시점…‘헤노코 이전’에 쏠린 불똥이번 사건은 정치·외교적으로 매우 민감한 시점에 터졌다. 불과 얼마 전 치러진 오키나와 지사 선거에서 자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그간 지연되던 후텐마 기지의 헤노코 이전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었다.
그러나 선거 직후 터진 미군의 흉악 범죄로 인해 현지 ‘반(反)미군기지’ 여론이 폭발적으로 재결집하면서 미군 기지 이전에 대한 반발이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日 관가 긴급 대책 마련…총리공관 앞선 ‘기지 철수’ 시위
파장이 확산하자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지극히 잔인하고 흉악한 사건이 발생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미국 측에 강력한 항의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과 외무성 역시 즉각 주일 미국대사 등 고위 채널을 통해 유감을 표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도쿄 총리공관 앞에서는 이번 범죄를 규탄하고 미군 기지 과중 부담 해소를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구조적 원인은 ‘기지 집중’…SOFA 개정 목소리 재분출
일각에서는 단순한 외교적 항의나 일회성 수습책으로는 오키나와의 구조적 반발을 누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오키나와는 일본 전체 면적의 0.6%에 불과하지만 주일미군 전용 시설의 약 70%가 집중돼 있어, 미군 관련 범죄와 소음 등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현지 학계 및 시민단체에서는 “단순한 정치적 쇼에 그치지 말고 주일미군 지위협정(SOFA) 개정과 기지 과중 부담의 근본적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어, 향후 미일 안보 협력 지형에도 상당한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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