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 카페서 대응 논의…집단소송 준비
은행권 “고객 피해 발생하면 전액 보상할 것”
과거에도 정보 유출 배상 판결…1인당 10만원
서울에 사는 직장인 박모(34)씨는 지난 2일 신한은행 해킹 소식을 접하자마자 ‘본인계좌 일괄지급정지’를 신청했다. 계좌에서 출금이나 이체가 이뤄지지 않도록 한꺼번에 막는 조치다. 박씨는 6일 “당장 돈이 빠져나간 것은 아니지만 개인정보가 어디까지 넘어갔는지 알 수 없어 일단 피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신청했다”고 밝혔다.
은행권을 겨냥한 대규모 해킹 사건 이후 시민들이 스스로 ‘금융 방어’에 나서고 있다. 은행들은 현재까지 고객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등 금융 피해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여러 은행을 상대로 한 대규모 해킹이 이례적인 데다 유출된 개인정보가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등에 악용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시민들도 나타났다. 일부 피해자들은 온라인 카페를 개설해 피해 사례를 공유하며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카페에 “정보가 유출됐다면 미리 캡처해 두고, 이상한 문자나 전화가 오면 날짜와 내용을 기록해두자”며 “나중에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개천절 연휴가 끝나면서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등 2차 피해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천에 사는 김모(53)씨는 80대 어머니에게 모르는 번호로 걸려 오는 전화나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는 받거나 누르지 말라고 당부했다. 김씨는 “부모님 세대는 은행에서 연락이 왔다고 하면 일단 믿으실 수 있어 걱정된다”며 “해킹 소식을 알고 나니 평소보다 전화 한 통, 문자 하나도 더 신경 쓰게 된다”고 했다.
은행들은 보상 방침을 밝히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은 이번 정보 유출로 고객에게 손해가 발생할 경우 전액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이 밝힌 보상 방침과 별개로 법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 신용정보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신용정보회사나 개인정보처리자의 잘못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우 피해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과거 금융권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에서도 고객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사례가 있다. 대법원은 2013년 발생한 KB국민카드 고객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584명이 국민카드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인당 10만원을 지급하라고 한 원심을 확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국민카드가 고객정보 보호를 위해 지켜야 할 법령상 의무를 위반해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유승혁·손지연 기자
세줄 요약
- 해킹 소식에 계좌 지급정지 신청 확산
- 보이스피싱·스미싱 2차 피해 우려 증폭
- 피해자들 온라인 카페서 소송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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