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동력 잃은 2차 공공기관 이전… 석유·가스공사 통합 전부터 파열음

강주리 기자
수정 2026-09-10 01:44
입력 2026-09-10 00:44
李 지지율 반토막에 추진력 하락
양사 노조 “졸속·밀실 통합” 반발
산업 구조 다르고 통합 땐 부채 60조정부가 수도권 소재 최대 350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옮기는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과 109개 기관 통폐합 방안을 발표했지만 대통령 지지율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임기 내 마무리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 대상으로 지목된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는 양측 노조가 반발하며 진통을 겪고 있다.
9일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지난 4월 67%까지 올랐던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이달 30%대로 하락했다. 1차 공공기관 이전은 노무현 정부가 2003년 기본구상을 발표한 뒤 2019년까지 153개 기관, 약 5만 2000명이 지방으로 옮기는 데 16년이 걸렸다. 이번 이전 대상은 최대 350개로 1차 때의 두 배가 넘고 통폐합도 동시에 추진된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권 초반 동력이 있을 때 못 끝내면 지지율·정치 일정에 따라 추진력이 급격히 약화된다”며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통폐합·본사 이전 논란, 공공기관 노조 반발까지 겹친 만큼 추진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전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통폐합의 첫 시험대인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통합을 두고 정부는 “유사 기능을 합치면 국제협상력 강화 등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사업구조가 다른 두 기관을 합치면 부채가 60조원을 넘어 재무 부담이 커지고 국제협상력이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양사 노조는 “졸속·밀실 통합”이라며 반발했다. 가스공사 노조는 성명에서 “2020년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석유공사와의 통합은 있을 수 없다”며 정부가 정책·경영 실패에 따른 부실부터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스공사 부채는 40조 5898억원이며 민수용 미수금도 14조원이 넘는다. 석유공사 부채 21조 9733억원을 합치면 부채비율은 378%에서 658%로 치솟는다.
이승용 가스공사 노조 지부장은 부채가 늘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조달이 어려워지고 이자 비용이 증가한다며 “자원 개발 투자 여력이 떨어져 글로벌 메이저사의 협력에서 배제돼 에너지 안보 효과는커녕 국제협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사를 합친 ‘에너지자원공사’ 설립에는 법 개정과 노조 협의, 재무구조 정리, 본사·인력 재배치가 필요하다. 지방 이전까지 맞물리면 유치 경쟁에 나선 지방자치단체 간 이해관계 조정도 불가피하다. 손희준 청주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지자체들은 공공기관 유치를 위해 미래대응기금으로 교부세가 줄어드는 불이익에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지방분권과 재정분권 모두 흔드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세줄 요약
- 2차 공공기관 이전·통폐합 동시 추진
- 지지율 하락과 노조 반발로 동력 약화
- 석유·가스공사 통합, 부채·재무 우려
2026-09-10 B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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