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월세 올려도 눌러 살겠다”… 매물 부족에 재계약·합의갱신 급증

허백윤 기자
수정 2026-09-10 00:45
입력 2026-09-10 00:45
‘8월 전월세’ 갱신계약, 신규 앞질러
이사 및 환경적응 비용도 부담 작용
갱신청구 행사 뒤 합의연장도 늘어
6개월 새 전세보증금 중앙값 2배로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부족이 계속되면서 임차해 살고 있던 집에 갱신계약을 하고 계속 살려는 임차인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이뤄진 15만 3681건의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가운데 갱신 계약은 6만 9800건으로 45.4%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7.1%)보다 8.3%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지난 한 달간 체결된 전월세 계약 1만 3903건 가운데 갱신 계약은 7168건으로 전체 계약의 절반을 넘는 51.7%였다. 갱신 계약 비중이 신규 계약을 넘어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갱신 계약 비중은 1월 44.2%로 시작해 7월에는 46.%로 7개월 내내 40%대를 지속했다.
갱신 계약의 비중이 늘어난 것은 갈수록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매물이 부족해지고 있어서다. 또 중개 보수료를 비롯한 이사 부대 비용, 새로운 생활 환경 적응 부담 등을 고려하면 보증금이나 월세를 조금 더 올리더라도 살던 곳에 그대로 사는 게 더 낫다고 여기는 흐름도 강해지고 있다.
갱신계약청구권을 사용하지 않고 집주인과 합의해 전월세 계약을 연장한 사례도 늘어났다. 지난달 갱신 계약이 이뤄진 전월세 거래 가운데 갱신계약청구권을 사용하지 않은 사례는 4331건으로 전체의 60.4%에 달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가 한 차례에 한해 계약을 2년 연장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청구권을 행사하면 임대료 인상률이 원칙적으로 5% 이내로 제한된다. 이 청구권을 이미 한 차례 소진한 경우에는 임대인과 합의로 재계약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보증금이나 월세가 크게 뛰는 게 최근 경향이다.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자이개포 전용면적 76.6㎡의 경우 기존 12억원에 계약했던 전세 물건이 지난달 말 보증금 13억원과 월세 100만원을 더하는 반전세로 재계약됐다. 동작구 상도동 포스코더샵 전용 60㎡도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85만원에서 보증금 1억 5000만원에 월세 220만원으로 인상됐다. 직방에 따르면 서울의 전용 59㎡ 아파트의 경우 신규 계약과 재계약의 전세보증금 중앙값이 1월 3500만원에서 6월 7750만원으로, 84㎡는 1월 4375만원에서 6월 8000만원으로 커졌다. 6개월 새 보증금이 약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허백윤 기자
세줄 요약
- 전월세 매물 부족에 갱신계약 비중 급증
- 지난달 갱신계약이 신규 계약을 처음 추월
- 합의 재계약 늘며 보증금·월세 인상 확대
2026-09-10 B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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