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 말귀 알아듣는 Dr.로봇, 수술실 간호사·보조의사 된다
이병문 기자
수정 2026-09-10 00:39
입력 2026-09-09 18:16
삼성서울병원 16일 세계 첫 시연
휴머노이드 2대가 음성 명령 수행필수의료 현장 인력공백 해소 기대
삼성서울병원 제공
필수 의료 인력의 부족과 야간·응급 수술을 담당할 보조 인력 구인난이 심각한 의료계에 휴머노이드가 투입된다. 이들은 수술 도구를 정확한 타이밍에 건네주는 수술실 간호사, 내시경 시야를 지속해서 확보하고 장기를 잡아당겨 수술 공간을 만들어 주는 보조 의사 역할 등을 한다.
삼성서울병원이 오는 16일 2대의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과 인간 의사가 한 팀을 이뤄 수술을 진행하는 일반인 대상 시연 행사를 연다. 수술로봇 2대와 인간이 함께 협업하는 시연은 세계 최초다.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은 삼성서울병원이 주도하는 오케스트라 컨소시엄이 만들었다. 1호 로봇이 간호사 역할을 맡아 의사의 음성 명령을 알아듣고 도구를 순환(요청-전달-사용-회수-정리)시킨다. 동시에 2호 로봇은 보조 의사로서 내시경 시야 조정과 조직 견인을 동시에 수행한다. 과중한 노동에 시달리는 의료진의 피로도를 줄이고, 야간이나 응급 상황에서 수술실이 차질 없이 작동하도록 도울 수 있다.
‘수술실 환경의 재사용성’도 혁신 포인트다. 기존의 3차원 수술로봇은 수억 원에 달하는 전용 장비와 전용 수술실 설치가 필수적이었다. 반면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의 신체 모습이어서 기존 병원이 보유한 수술실 인프라와 수술 기구를 변형 없이 활용할 수 있다. 개별 병원이 부담할 도입 비용을 낮춰 지방 중소병원이나 필수의료 현장에 빠르게 보급될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과 연구진도 수술실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이 한창이나 단일 로봇의 특정 동작 수행이나 물류 이송에 집중되어 있다. 반면 우리나라 오케스트라 컨소시엄은 여러 대의 로봇이 수술 맥락을 공유하며 인간과 하나의 팀처럼 일하는 ‘수술실 통합 운영 시스템’이 목표다.
이번 성과는 보건복지부와 K-헬스미래추진단이 추진하는 ‘2025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의 지원으로 가능했다. 삼성서울병원 외에 레인보우로보틱스, 에이딘로보틱스, 서울대, 국립암센터 등이 집결했으며 총연구비는 138억원이다. 개발 책임을 맡은 삼성서울병원 정용기 교수는 “휴머노이드 수술보조로봇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수술 전 과정을 통제하는 의료진을 안전하고 완벽하게 보조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세줄 요약
- 휴머노이드 2대, 수술실 보조 역할 투입
- 음성 명령 인식, 도구 전달·시야 조정 수행
- 기존 수술실 활용 가능, 보급성 확대 기대
2026-09-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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