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까지 30데시벨 청력유지해야 우울증·치매 안걸린다”
이병문 기자
수정 2026-09-09 13:40
입력 2026-09-09 13:40
초고령일본, 구강 건강 ‘8020운동’에 이어 ‘청각 8030 운동’
나이 들어도 청력 유지해야 소통단절 안돼 좋은 삶의 질 유지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에서 노년기 삶의 질을 좌우하는 새로운 보건 캠페인이 주목받고 있다. 일본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학회는 2024년 9월부터 ‘80대에서도 30데시벨(dB) 이하의 청력을 유지하자’는 취지의 ‘청각 8030 운동’을 본격 전개하고 있다.30dB은 조용한 도서관이나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양호한 청력 수준으로, 80세가 되어서도 일상적인 소통과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청력을 관리하자는 취지다.
이번 캠페인은 일본에서 수십 년간 대성공을 거둔 구강 건강 캠페인 ‘8020 운동’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기획됐다. 1989년 일본 후생성과 치과의사회가 “80세까지 20개 이상의 자연 치아를 유지해 건강하게 음식을 씹자”는 목표로 시작한 8020 운동은 당시 10% 미만에 불과했던 달성률을 최근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세계적인 구강 보건 성공 사례로 자리 잡았다.
‘청각 8030 운동’ 역시 단순한 감각 기관의 관리를 넘어 전신 건강과 뇌 기능 유지를 목표로 한다. 난청은 단순한 듣기 불편함을 넘어 사회적 고립, 우울증, 그리고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 발생 위험을 현저히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음식을 씹는 저작 활동이 뇌를 자극하듯, 소리를 듣는 청각 자극 역시 뇌의 인지 기능을 유지하고 건강한 장수를 누리는 데 필수적이다.
인간의 청력은 대개 30대 중후반부터 고주파수 영역을 시작으로 눈에 띄지 않게 노화가 진행된다.
20~30대는 가청 주파수를 온전히 감지하지만, 30대에 접어들며 1만5,000Hz 이상의 초고주파수 영역에서 미세한 저하가 시작된다. 40~50대는 달팽이관 내 유모세포의 피로 누적으로 높은 음(고주파수) 소실이 두드러진다. “스, 즈, 츠, 프, 흐” 같은 자음이나 여성·아이의 목소리가 잘 안 들리기 시작하며, 시끄러운 장소에서 말소리 분별력이 떨어진다.
60대 이상은 청력 저하가 중·저음역인 일상 대화 영역까지 확대된다. 소리는 들리지만 뇌에서 단어를 명확히 해독하지 못해 “소리는 웅웅거리며 들리는데 무슨 뜻인지 알아듣기 힘든” 현상이 빈번해진다.
이처럼 청력 저하는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진화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회는 난청으로 인한 소통 단절을 막고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다음의 3가지 핵심 실천 사항을 권장한다. 먼저 정기적인 청력 검사다. 서서히 진행되는 노인성 난청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이비인후과 귀 검진을 받는다. 둘째는 소음 노출 주의이다. 이어폰을 통한 장시간 고음 청취 등 일상 속 소음성 난청 유발 환경을 멀리한다.
마지막으로 보청기의 적극적 활용이다. 이미 청력이 저하되었다면 방치하지 말고 적절한 시기에 보청기를 착용해야 한다. 보청기를 통해 뇌에 지속적인 청각 자극을 주어야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세줄 요약
- 일본, 80대 30데시벨 청력 목표 캠페인 전개
- 난청, 우울증·치매 위험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
- 정기 검사·소음 회피·보청기 활용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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