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버리고 싶네, 개같은 X” 지하철 임산부석 남성 패악질에 ‘기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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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4-13 20:13
입력 2026-04-1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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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SBS ‘뉴스헌터스’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3시쯤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임산부석을 차지하고 앉은 남성과, 한 여성 승객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위협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 사진은 관련 방송 화면. 2026.4.13 SBS 뉴스헌터스
13일 SBS ‘뉴스헌터스’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3시쯤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임산부석을 차지하고 앉은 남성과, 한 여성 승객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위협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 사진은 관련 방송 화면. 2026.4.13 SBS 뉴스헌터스


지하철 임산부석을 둘러싼 승객 간 갈등이 또 불거졌다.

13일 SBS ‘뉴스헌터스’는 지난 2일 오후 3시쯤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고 전했다. 임산부석을 차지하고 앉은 남성과 한 여성 승객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위협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열차는 만석이었는데, 임산부석에 앉은 중년 남성은 앞에 선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 이에 다른 중년 여성 승객이 대신 자리를 양보했는데, 그 과정에서 임산부석 남성에게 핀잔을 준 게 도화선이 됐다.

여성 승객이 “할아버지가 자리를 양보하지 않아서 내가 대신 양보한 것”이라고 나무라자, 임산부석 남성은 “임산부인지 어떻게 아느냐. 참 똑똑하네. 참 더럽다”라며 언성을 높였다.

“지X하고 있네. 죽여버리고 싶네. 개 같은 X”, “어디 임산부라고 쓰여 있냐”는 욕설도 퍼부었다.

여성 승객이 임산부 승객이 단 분홍색 배지를 가리켰지만, 남성은 “미친 X 같다. 개 같은 X”, “지X들 하고 있다. 더러운 X 만나서”, “지 엄마 아빠한테 잘하나 몰라”라고 막말을 이어갔다.

임신 4개월 차인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극심한 입덧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 진료를 다녀오는 길이었다. 열차가 만석이었는데 임산부석에 앉은 할아버지가 나를 한 번 쳐다보시길래 자리를 양보해주실 줄 알았다. 하지만 그냥 다시 고개를 숙이더라. 상황이 달라질 것 같지 않아 가만히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행히 옆에 있던 중년 여성이 자리를 비켜주셨는데, 그 과정에서 할아버지가 욕설해 많이 무서웠다. 해코지할까 봐 걱정도 됐다”라고 말했다.

평소 1호선을 자주 이용한다는 A씨는 이미 비슷한 일을 여러 번 겪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버스에서 한 할머니 승객이 ‘내가 노약자니까 임산부석에 좀 앉겠다’고 해서 자리를 비켜드린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13년 수도권 지하철 차량 1대당 2석씩 총 7100개의 임산부석을 마련했다. 하지만 임산부석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도입 13년이 되도록 계속되는 모양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임산부석에 비임산부 승객이 앉아 있다’는 민원은 연평균 7000건, 하루 평균 20건 이상 접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산부석은 법적 강제 영역이 아닌 만큼, 사회적 합의 및 배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 여러 국가도 임산부 편의를 위한 배려석을 마련하고 있다. 다만 임산부 전용석이 아닌 교통약자석 형태로 운영하는 사례가 많다.

일본 지하철에는 우리의 노약자석과 비슷한 개념의 ‘전용석’과 ‘우선석’이 있는데, 여기에는 노인과 임산부는 물론, 몸이 불편하거나 다친 사람, 영유아 동반객 등 교통약자가 앉을 수 있다.

싱가포르 지하철은 열차 내 모든 7인석의 양 끝자리를 교통약자를 위한 ‘지정석’으로 운영한다.

이와 달리 국내 교통약자석은 노인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별도 마련된 임산부석은 노약자석처럼 임산부를 위해 미리 비워두는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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