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이란대사 “美 ‘15개 종전안’ 수용 불가”…‘전쟁 다큐’로 여론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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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원 기자
수정 2026-03-26 14:08
입력 2026-03-26 14:03

주한이란대사, 기자간담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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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하는 주한이란대사
기자회견 하는 주한이란대사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가 26일 서울 용산구 주한이란대사관에서 열린 미국ㆍ이란 전쟁 관련 사진전 및 다큐 상영 기자회견에서 질문하는 취재진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가 최근 미국이 제시한 ‘15개 종전안’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는 불법적인 제안”이라고 반발했다. 또 한국은 ‘비적대국’이라며 외교적 협의를 전제로 조건부 호르무즈 해협 통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쿠제치 대사는 26일 서울 용산구 이란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15가지 조건들을 보면 불법적이고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의 모험주의적 작전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불법적이고 비정상적인 제안들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쿠제치 대사는 “미국이 너무 많은 것을 원하고 있다”며 예시를 들었다. 그는 “이란이 핵 활동을 포기한다는 내용도 있는데 이란의 핵 활동은 평화적이기 때문에 멈추라고 할 이유가 없다”며 “IAEA나 미국의 정보기관들의 보고를 보면 지금까지 이란의 핵활동이 군사쪽으로 향한다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스라엘 정권은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IAEA의 사찰을 전혀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그런데 모험주의적인 이스라엘 정권이 중동 지역에서 이란의 평화적 핵 활동에 대해 염려스러운 발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제치 대사는 현재 미국과 종전 협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반복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이란과 미국과 아무런 대화가 없다는 걸 다시 한번 재확인한다”며 “백악관이 제안하는 요청에 대해 생각하는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쿠제치 대사는 또 한국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항행 보장과 관련한 질문에 “한국은 비적대국가에 들어간다”면서도 “이란 정부·군과 조정이 있어야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고 사전에 그런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기업과 거래하는 기업들은 전시 상황에서 제재 대상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미국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페르시아만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 내에서 많은 영향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제재해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경제활동을 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기업들의 활동을 경제를 차단하는 건 이란의 자위적인 방어 권리”라며 “이란의 공장, 민간 시설, 거주지, 의료시설 등이 공격받은 상황에서 미국과 미국 기업들이 페르시아만 쪽에서 자유롭게 경제 활동을 하는 게 정당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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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이란대사관에서 ‘피로 물든 천사들’ 다큐멘터리가 상영되고 있다. 화면 양 옆으로는 초등학교 폭격으로 희생된 학생들의 사진이 부착돼 있다. 이주원 기자
주한이란대사관에서 ‘피로 물든 천사들’ 다큐멘터리가 상영되고 있다. 화면 양 옆으로는 초등학교 폭격으로 희생된 학생들의 사진이 부착돼 있다.
이주원 기자


한편 이란대사관은 이날 취재진을 대상으로 다큐멘터리 상영과 사진전을 열고 ‘여론전’을 펼쳤다. ‘피로 물든 천사들’이란 제목의 다큐멘터리는 초등학교 폭격으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의 시신과 유가족의 오열 장면 등을 담아 전쟁의 참혹함을 전달했다.

또 대사관 내부 벽면에는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사진, 관련 소셜서비스(SNS)와 기사 등을 게시했다. 이란대사관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대이란 군사적 공격의 실상을 조명하고, 관련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사실에 기반한 자료를 통해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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