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괴물 미사일’? “4000㎞ 밖 인도양 美·英기지 겨눴다”…전장 반경 확대 신호탄 [권윤희의 배틀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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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3-22 09:08
입력 2026-03-22 09:08

‘서유럽 사정권’ 중거리 투사능력 과시
사거리 2천㎞ 자체 제한선 넘어선 듯

[배틀라인 3줄 요약]
● 이란이 4000㎞나 떨어진 인도양의 미·영 공동 군사기지 디에고 가르시아를 향해 미사일 2발을 발사했지만 명중에는 실패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 이번 공격은 이란이 공개적으로 유지해 온 ‘탄도미사일 사거리 2000㎞ 제한’과 배치될 수 있는 장거리 타격 능력을 실전에서 과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 동시에 표적 범위가 중동 역내 미군 기지에서 인도양의 후방 전략거점으로까지 넓어졌다는 점에서, 전장 반경과 억제 메시지가 한층 확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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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인도양의 영국·미국 공동 군사기지인 디에고 가르시아를 향해 중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왼쪽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 개시 22일째인 21일(현지시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이스라엘 중·북부와 바레인 주페어지역에 있는 미 해군 제5함대 본부를 겨냥해 개전 후 72번째 공격을 감행하는 모습. 오른쪽은 이란이  4000㎞ 떨어진 디에고 가르시아를 향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을 그린 상상도. 2026.3.21 IRGC 자료/기타
이란이 인도양의 영국·미국 공동 군사기지인 디에고 가르시아를 향해 중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왼쪽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 개시 22일째인 21일(현지시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이스라엘 중·북부와 바레인 주페어지역에 있는 미 해군 제5함대 본부를 겨냥해 개전 후 72번째 공격을 감행하는 모습. 오른쪽은 이란이 4000㎞ 떨어진 디에고 가르시아를 향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을 그린 상상도. 2026.3.21 IRGC 자료/기타


이란이 인도양의 영국·미국 공동 군사기지인 디에고 가르시아를 향해 중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목표물을 맞히지는 못했지만, 이번 공격은 이란이 그간 공개적으로 유지해 온 ‘탄도미사일 사거리 2000㎞ 제한’과 배치되는 탓에, 장거리 타격 능력을 실전에서 과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무려 4000㎞나 떨어진 디에고 가르시아의 미·영 공동 군사기지를 향해 중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미 당국자들에 따르면 1발은 비행 도중 실패했고, 다른 1발에 대해서는 미 해군 군함이 SM-3 요격미사일을 발사했다. 다만 실제 요격 성공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디에고 가르시아는 인도양 차고스 제도에 있는 전략 거점으로, 미 해군은 이 기지를 인도양과 페르시아만 일대에 전개하는 미군 부대를 지원하는 핵심 군수기지로 설명하고 있다. 최근 AP 등도 이 기지가 중동·남아시아·동아프리카 작전을 떠받치는 후방 거점이며, B-2 스텔스 폭격기 운용이 가능한 시설이라고 전했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도 같은 날 디에고 가르시아를 향한 탄도미사일 2발 발사를 보도하며, 이번 공격이 이란 미사일의 사거리가 기존에 알려진 수준보다 더 길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전력이 체계적으로 실전 배치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사용된 미사일 기종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고, 이란이 4000㎞급 미사일을 추가로 얼마나 보유했는지도 불분명하다.

A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공격이 이란의 시모르그 ‘우주발사체’를 임기응변식으로 전용한 사례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사거리는 더 길어질 수 있지만 정확도는 떨어질 수 있다. 이번 발사가 이란의 안정된 장거리 전력 보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셈이.

명중에는 실패…장거리 투사 능력 전략적 과시
중동 밖 미군 후방 전략거점까지 억제메시지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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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에 있는 미국·영국 합동 군사기지인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항공 사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미 해군 제공)
인도양에 있는 미국·영국 합동 군사기지인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항공 사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미 해군 제공)


그럼에도 이번 공격의 전략적 의미는 분명하다.

이란은 오랜 기간 최고지도자 방침에 따라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2000㎞로 제한해 왔다고 밝혀왔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도 지난 2월 인터뷰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지 않으며 사거리를 의도적으로 200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4000㎞ 떨어진 디에고 가르시아를 겨냥한 것이 사실이라면, 기존에 설명해 온 사거리 억제선보다 더 먼 표적을 실제 전장에서 겨냥하며 전략적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외부에 밝혀온 미사일 개발의 ‘자가 억제선’과 실제 보유·운용 능력 사이에 간극이 있을 수 있음을 드러낸 사건으로 읽힌다.

이번 발사는 영국의 대미 기지 지원 결정과도 맞물린다. 디에고 가르시아는 미군의 중동 작전을 뒷받침하는 군수·출격 거점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20일 미국이 디에고 가르시아와 RAF 페어퍼드 등 영국 기지를 이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는 이란 미사일 시설을 타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란은 영국이 사실상 대이란 공격에 가담한 것이라며 반발해 왔다.

명중에는 실패했지만, 이란이 이곳을 겨냥한 것 자체가 미국의 지역 내 전력뿐 아니라 역외 지원기반까지 사정권에 넣겠다는 정치·군사적 경고로 볼 수 있다. 이란의 표적 범위와 억제 메시지가 중동 밖 미군 후방 전략거점까지 확장됐음을 시사한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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