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못 들어가는 40억 은마아파트 ‘이중주차’ 현실…갓 이사온 일가족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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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2-25 21:38
입력 2026-02-2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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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6시 18분쯤 은마아파트 8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집 안에 있던 17살 예비 여고생이 숨지고, 일가족 2명 등 3명이 다쳤다. 일각에서는 스프링클러 미설치 등 노후한 은마아파트의 부실한 소방시설과 소방차 진입 공간 부재 등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화재 당일 이중·삼중 주차 차량에 막혀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방차 모습. 2026.2.24 JTBC 보도화면
24일 오전 6시 18분쯤 은마아파트 8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집 안에 있던 17살 예비 여고생이 숨지고, 일가족 2명 등 3명이 다쳤다. 일각에서는 스프링클러 미설치 등 노후한 은마아파트의 부실한 소방시설과 소방차 진입 공간 부재 등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화재 당일 이중·삼중 주차 차량에 막혀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방차 모습. 2026.2.24 JTBC 보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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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6시 18분쯤 은마아파트 8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집 안에 있던 17살 예비 여고생이 숨지고, 일가족 2명 등 3명이 다쳤다. 2026.2.24 연합뉴스(독자 제공)
24일 오전 6시 18분쯤 은마아파트 8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집 안에 있던 17살 예비 여고생이 숨지고, 일가족 2명 등 3명이 다쳤다. 2026.2.24 연합뉴스(독자 제공)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는 대한민국 ‘교육 1번지’ 대치동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매년 새 학기마다 최고 학군을 선호하는 학부모와 학생의 전세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은마아파트는 그야말로 화재 안전 사각지대다. 1992년 관련법 마련 이전인 1979년 준공돼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10대 여학생의 목숨을 앗아간 24일 화재 역시 노후한 은마아파트의 부실한 소방시설 때문에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불이 난 아파트 8층 세대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소방차 진입 공간도 부재하다.

4424세대 규모 은마아파트는 세대당 주차대수가 1.13대지만, 지하주차장이 없고 가구당 보유차량이 2대 이상인 경우도 많아 협소한 지상주차장에 이중·삼중 주차하는 일이 일상이다.

아침저녁 출퇴근 또는 등하굣길마다 ‘주차 지옥’이 반복된다.

화재 당일에도 소방차는 신고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으나, 이중 주차 차량 때문에 아파트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은마아파트는 1990년대 말부터 재건축 계획을 추진했으나 안전진단 미통과와 조합 내분 등으로 연달아 좌초되며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혔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9월 정비계획안이 확정되며 2030년 49층 5893세대 대단지로 재건축을 앞두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작년 10월 43억 1000만원(13층)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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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경찰,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2026.2.24. 도준석 전문기자
24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경찰,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2026.2.24. 도준석 전문기자


앞서 24일 오전 6시 18분쯤 은마아파트 8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집 안에 있던 17살 예비 여고생이 숨지고, 일가족 2명 등 3명이 다쳤다.

불은 주방 부근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 현재까지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불이 난 집 안에는 40대 어머니와 두 딸이 있었는데, 이 가운데 큰딸은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베란다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어머니는 얼굴 화상을 입고 둘째 딸은 화재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아버지는 일찍 출근해 화재 당시 집에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참변을 당한 예비 여고생은 의사를 꿈꾸며 고교 입학을 앞두고 학업을 위해 이곳으로 이사 온 지 불과 닷새 만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전날 소방당국과 진행한 현장 감식을 마친 뒤, 주방 조명 등 일부 전기기구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합선이나 누전 등 전기적 결함으로 인해 불이 났을 가능성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통상 국과수의 정밀 감식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수주에서 한 달 이상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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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경찰,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2026.2.24. 도준석 전문기자
24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경찰,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2026.2.24. 도준석 전문기자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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