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보이콧! 우리만 올림픽폰 안 줬다” 분통 터트린 이 나라…괜한 불똥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2-20 00:22
입력 2026-02-19 23:52
IOC, 유럽연합 대러제재 의거
러계 선수들에 삼성폰 미지급
“삼성전자 보이콧” 괜한 불똥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선수단에 ‘갤럭시 Z 플립7 올림픽 에디션’을 제공한 삼성전자가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에게만 스마트폰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지 소베츠키 스포르트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개인중립선수(Individual Neutral Athletes·AIN) 자격으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국적의 스키니키타 알렉세예비치 필리포프(23)는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모든 선수에게 삼성 휴대폰이 지급됐는데, 우리는 샴푸랑 치약밖에 못 받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필리포프가 풀어헤친 선수 전용 선물 가방에는 샴푸와 치약, 데오드란트 등 P&G 웰컴 키트만 담겨 있었다.
그는 “어쩔 수 없지 않냐. 스마트폰 때문에 출전한 것은 아니니 괜찮다”고 덧붙였다.
필리포프는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키 마운티니어링(스키 등산) 종목에 출전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매체 러시아투데이(RT)는 “삼성전자가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만 특별 제공 대상에서 제외했다. 유일하게 개인중립선수들만 올림픽폰을 받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대러제재 따라 IOC가 지급 보류…“보이콧 삼성” 격앙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러시아·벨라루스의 ‘국가 단위’ 올림픽 참가를 제한하고, 일부 선수만 엄격한 심사를 거쳐 개인중립선수 자격으로 출전하도록 했다. 이들은 국기·국가 등 국가 상징을 사용할 수 없고, 전쟁 지지나 군·안보기관 연계 등이 확인되면 출전 자격이 배제될 수 있다.
이번 대회에는 13명의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중립선수 자격으로 출전했다.
IOC는 이번 올림픽에서 Aa(올림픽 선수), Ap(대체 선수), At(훈련 파트너)를 대상으로 삼성 올림픽폰을 지급했다. 다만 유럽연합(EU)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따라 러시아계 선수들에게는 해당 패키지를 제공하지 않았다.
IOC는 소베츠키 스포르트에 “현행 법률을 준수하기 위해, 유감스럽게도 일부 국가 출신 선수들에게는 이러한 기기를 배포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IOC는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이 보통 이러한 기기를 통해 제공되는 경기 관련 중요 정보와 선수용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EU는 러시아로의 사치품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품목별로 1개당 300유로를 넘는 물품을 제한하는 틀을 두고 있다.
서방 제재에 따른 것이지만, 불똥은 애먼 삼성전자에 튀는 모양새다. 관련 내용이 전해지자 러시아인들은 명백한 차별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일부 SNS 이용자들은 “한국은 미국의 속국이다”, “향후 삼성전자의 러시아 내 사업 활동을 금지해야 한다”, “보이콧 삼성”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사기를 꺾으려는 IOC의 비열한 술책도 그들의 빛나는 활약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90여개국 선수단 3800명에 올림픽폰 배포
삼성전자 제공
IOC 공식 파트너인 삼성전자는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올림픽폰’을 제공해왔다. 특히 시상대 위에서 선수들이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빅토리 셀피’ 프로그램을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허용시켰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메달리스트들이 삼성 스마트폰을 들고 환호하는 모습이 각국에 생중계되며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렸다.
남북 탁구 선수들이 2024 파리올림픽 시상대에서 삼성 스마트폰으로 함께 셀피를 찍은 장면은 AFP통신 선정 ‘파리올림픽 10대 뉴스’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에도 삼성전자는 6개 올림픽 선수촌에서 90여개국 3800여명의 선수들에게 갤럭시 Z 플립7 올림픽 에디션을 배포했다.
이번 에디션은 블루 색상 후면에 골드 메탈 색상 프레임을 적용해 올림픽 정신과 선수들의 도전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함께 제공되는 투명 마그네틱 케이스에는 황금빛 월계수 잎이 감싼 파란색 원형 자석이 부착됐다.
‘국적 세탁’ 러시아 선수 도처에…출전 금지 해제 전망한편 IOC 출전 제재에 따라 신분 세탁을 통해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조지아 등 러시아 주변국 국기를 달고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계 선수들은 4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호주, 프랑스, 독일, 헝가리, 이스라엘, 네덜란드, 폴란드, 스페인 대표팀 소속으로 피겨 스케이팅 종목에 출전한 러시아계 선수들도 상당수다.
이런 가운데 IOC 수장인 커스티 코번트리 위원장이 러시아의 출전 금지를 해제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코번트리 위원장은 지난 3일 진행된 IOC 총회 연설에서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우리는 스포츠 기구”라며 “스포츠는 중립의 장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번트리 위원장의 이번 발언이 최근 IOC가 2026 다카르 하계청소년올림픽에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하고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러시아는 국제대회에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한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NYT는 10년간 넘게 배척당하던 스포츠 강국 러시아의 복귀 조짐이라며 “국제스포츠계에서 러시아의 고립 시대가 곧 끝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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