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南전역 사정권 신형 600㎜ 방사포 직접 과시… ‘엄지척’

권윤희 기자
수정 2026-02-19 19:22
입력 2026-02-19 18:43
증정식서 발사차량 직접 몬 김정은 ‘엄지척’
“교전 상대국 지휘체계 삽시에 붕괴” 강조
신형 600㎜ 방사포 실전배치 임박 관측
제9차 노동당 대회를 앞둔 북한이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둔 신형 600㎜ 대구경 방사포의 전달 행사를 열고, 국방력 강화 의지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남측이 무인기 대북 침투 논란과 관련해 유감 및 재발 방지 의지를 밝히며 긴장 완화 노력을 촉구했지만, 북한은 대남 적대 기조를 유지한 채 신형 장사정 무기 전력화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19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평양에서 600㎜ 대구경 방사포 ‘증정식’이 개최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중요군수기업소 노동자들이 2개월 동안 대구경 방사포 50문을 증산해 제9차 당대회에 ‘증정’했다고 전하며, 당대회 장소인 4·25문화회관에 50문이 전시된 장면도 함께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신형 600㎜ 방사포는 4축 바퀴 발사차량에 발사관 5개를 탑재한 개량형으로, 기존 600㎜ 방사포(4축 발사차량·발사관 4개)와 외형이 다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설에서 해당 무기를 “전술 탄도미사일의 정밀성과 위력에 방사포의 연발 사격 기능을 완벽하게 결합시킨 세계적으로 가장 위력한 집초식 초강력 공격무기”라고 주장하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 무기가 “특수한 공격 즉 전략적인 사명 수행에도 적합화”돼 있고, “인공지능기술과 복합유도체계가 도입”됐다고도 말했다. ‘전략적 사명 수행’은 핵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 무기가 사용된다면 교전 상대국의 군사 하부구조들과 지휘체계는 삽시에 붕괴될 것”이라며 “이 무기의 사용이 현실화될 때에는 그 무슨 ‘신의 보호’라는 것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위협성 발언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복합유도체계’와 ‘인공지능기술’ 언급이 정밀도 향상 과시 성격이 짙다고 본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복합유도체계 도입은 위치정보시스템(GPS)과 관성항법장치(INS)를 모두 갖췄다는 뜻으로 보인다”며 “인공지능기술 기능 추가는 비행 중 기상 영향으로 생길 수 있는 오차를 보정해 표적에 정확히 명중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복합유도체계·인공지능기술 언급…정밀도 향상 과시 성격
南전역 사정권 신형 600㎜ 대구경 방사포…실전배치 임박
김 위원장은 또 “가장 강력한 공격력이 제일로 믿음직한 억제력”이라며 “지속적으로 지정학적인 적수들에게 몹시 불안해할 국방기술 성과들을 계속 시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당 제9차 대회는 이 같은 성과에 토대해 자위력 건설의 다음 단계 구상과 목표를 천명”하게 된다고 밝히며, 당대회에서 국방력 강화를 위한 추가 무기체계 개발 로드맵을 제시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600㎜ 방사포는 사거리(400㎞에 육박)와 유도 기능 등을 근거로 한미 정보당국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분류하는 무기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 600㎜ 방사포 시험발사를 실시했으며, 이번에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한 ‘증정식’까지 열린 점을 감안하면 신형 600㎜ 방사포(4축·발사관 5개)의 실전 배치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발사차량을 직접 운전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조선중앙TV 영상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노동당 휘장과 풍선 등으로 장식된 4·25문화회관 앞 광장에서 발사차량을 몰고 한 바퀴 돈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북한이 당대회를 앞두고 대남용 무기로 분류되는 600㎜ 방사포를 대내외에 과시한 것은 대남 적대 의식을 재확인하는 의미도 있다는 해석이다. 김 위원장은 증정식 연설에서 국가 안전환경 보장의 기본 담보 중 하나로 ‘견결한 대적관’을 언급했다.
김정은 “9차 당대회서 자위력 건설 다음 단계 구상·목표 천명”
김여정, 정동영 무인기대책 의지는 “높이 평가”…적개심은 여전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같은 날 담화에서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유감 및 재발방지 의지 표명을 “높이 평가”했다고 했지만, 대남 적대 기조에 기반한 군사태세 강화 행보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김 부부장이 담화에서 “적국과의 국경선” 등의 표현을 사용한 만큼, 북한이 당대회에서 당 규약 개정 등을 통해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제도적으로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부부장 담화와 관련해 “정부는 접경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삼가고 평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을 남북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했지만, 북한이 단기간에 호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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