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 한 명, 신부는 두 명” 이런 결혼식…“신랑 돈 없어서” 반토막났다

김소라 기자
수정 2026-02-13 20:04
입력 2026-02-13 19:14
“신부 네 명까지” 허용 말레이시아
“신랑, 신부 두 명과 함께 입장” 영상 화제
“남성 경제력 없어” 4년 새 47% 급감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신랑이 신부 두 명과 결혼식을 올린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부다처제가 허용되지 않는 대부분의 국가에 사는 네티즌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사회·경제적 변화와 맞물려 말레이시아의 이러한 일부다처제 혼인 건수는 최근 수년 사이 반토막 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말레이시아 언론 ‘Mstar’ 등에 따르면 한 네티즌은 SNS ‘틱톡’에 자기 친척의 결혼식이라며 전통 결혼식 영상을 올렸다.
간이 천막 아래서 마을 잔치처럼 열린 결혼식에는 보라색 전통 예복을 입은 20대 초반의 신랑이 등장했는데, 뜻밖에도 신랑의 양옆에는 또래로 보이는 신부 두 명이 보라색 예복을 입고 팔짱을 끼고 있었다.
신랑과 두 신부는 나란히 결혼식장에 입장해 단상 앞에 섰다. 해당 영상을 올린 네티즌은 “신랑과 신부는 한 남자와 두 여자다”라고 적었다.
각국의 네티즌들은 자국에서 볼 수 없는 낯선 모습에 당혹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말레이시아에서 일부다처제가 허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두 아내를 동등하게 대우할 수 있다면 괜찮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기원한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법원 허가 필요…“모든 아내 동등 대우해야”
여성들 “남편이 둘째 아내? 이혼 요구해도 돼”말레이시아는 국민의 60%가량이 무슬림으로 국교는 이슬람교다. “남성은 최대 네 명의 아내를 둘 수 있다”는 쿠란의 교리에 따라 말레이시아에서는 일부다처제가 허용된다.
다만 일부다처제가 허용된다고 해서 누구나 여러 명의 아내를 둘 수 있는 건 아니다. 일부다처제 혼인 신고는 샤리아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법원은 남편이 여러 아내를 부양할 경제력이 있는지, 여러 아내를 동등하게 대우할 수 있는지 등을 판단한다. 또 결혼한 남편이 또 다른 아내를 맞이하려 할 경우 법원은 기존 아내의 동의를 받았는지도 살핀다.
이러한 일부다처제는 말레이시아에서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가 인용한 말레이시아 종교부 자료에 따르면, 샤리아 법원이 허용한 일부다처제 혼인 건수는 2019년 3064건에서 2023년 1609건으로 4년 동안 47% 급감했다. 또한 일부다처제 혼인 신고의 3분의 1 이상이 법원에서 기각됐다고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덧붙였다.
종교부는 “일부다처제 혼인이 감소하는 배경은 남성이 여러 아내를 부양할 경제력이 없거나 모든 아내를 동등하게 대우할 수 없다는 법원의 우려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말레이시아 경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중산층 붕괴’가 일부다처제 혼인의 감소로 이어졌다고 종교부는 분석했다.
또한 과거에 비해 학력과 소득이 높아진 2030 여성들이 일부다처제를 받아들이지 않는 추세라고 매체는 전했다. 2019년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입소스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여성 응답자의 3분의 2가 “남편이 다른 아내와 결혼한다면 기존 아내는 이혼을 요구해도 괜찮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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