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우회도로 공론화 착수… ‘100년 솔숲’ 갈등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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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6-02-10 13:25
입력 2026-02-10 13:25

서귀여중~삼성여고 4.3㎞ 확장신설에 1131억 투입
서귀포학생문화원 일대 ‘100년 솔숲’ 환경훼손 논란
제주도 “일부 수목 현장 보존…일부는 이식 방안 검토”
“교통 혼잡 해소” 명분 vs “도시숲 보전” 찬반 팽팽
공론화추진단 공식 출범…21~22일 의제숙의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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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홍동 흙담솔로 구간 중 보행환경 개선이 가장 시급한 서귀북초사거리(홈플러스사거리)와 노인회관사거리까지 구간을 대상으로안전 보행로를 확보하고 소나무 조경공간 환경을 개선한다. 사진은 지난해 도시재생포럼에서 공개된 “흙담솔로“ 공공건축 프로젝트. 아뜰리에 지_건축 제공
현재 서홍동 흙담솔로 구간 중 보행환경 개선이 가장 시급한 서귀북초사거리(홈플러스사거리)와 노인회관사거리까지 구간을 대상으로안전 보행로를 확보하고 소나무 조경공간 환경을 개선한다. 사진은 지난해 도시재생포럼에서 공개된 “흙담솔로“ 공공건축 프로젝트. 아뜰리에 지_건축 제공


“아침 저녁 강아지 데리고 하루 2번 솔숲에 와요. 흙냄새 맡고 나무 냄새 맡고 작은 숲이지만 정말 귀한 곳이지요. 그런데 이걸 없앤다니, 정말 이해가 안되고 화가 나요.”(주민 오진희씨)

“초등생 엄마예요. 솔숲마저 없애고 초등학교 앞을 4차선으로 확장한다니 화나요.”(주민 문경미씨)

“뉴욕 맨해튼에만 센트럴 파크만 있는 게 아니예요. 동네마다 긴 숲들이 다 있어요. 그래서 살면서 행복했어요. 솔숲 없어진다는 말 듣고 깜짝 놀랐어요. 애국가에도 나오는 귀한 소나무숲을 너무 쉽게 없애니 K 컬춰 자랑해도 내면은 후진국인 거 같아요.”(주민 구지슬씨)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제주도가 최근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설사업’ 공론화에 착수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교통 혼잡 해소’와 ‘도시숲 보존 가치’를 놓고 팽팽히 맞서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의가 단순 도로 건설을 넘어 제주 개발정책의 방향성을 가르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제주도에 따르면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설사업’의 해법을 찾기 위한 공론화 절차가 밟기 위해 최근 갈등관리 및 도시계획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공론화 추진단(고승한 위원장)’을 공식 출범했다.

이번 공론화는 1단계 ‘의제숙의 워크숍’과 2단계 ‘100인 원탁회의’ 두 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는 의제숙의단이 참여하여 대안을 개발하고, 2단계에서 의제숙의단이 개발한 대안들을 일반시(도)민이 숙의하여 최종 결론을 도출하도록 설계했다.

공론화의 첫 관문인 ‘의제숙의 워크숍’은 오는 21일부터 22일까지 2일간 진행된다. 이어 3월 중에는 시민 100인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개최해 최종 대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서귀포 우회도로 사업은 서귀여중~삼성여고 4.3㎞ 구간을 확장·신설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1131억원이다. 2018년 국가 도로계획 반영, 2020년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이후 일부 구간은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이다.

도는 도심 교통 혼잡 해소를 위한 핵심 기반시설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2025년에는 교통량 감소 분석을 반영해 당초 6차로 계획을 4차로로 축소하고 보행로와 자전거도로를 확대하는 친환경 설계로 방향을 조정했다.

국토교통부 교통량 통계와 현장 조사에 따르면 서귀포 도심 교통량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동서축 교통량은 2020년 이후 4.40% 감소하고 남북축 교통량은 11.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과 KDI 공공투자관리센터 분석에서도 장래 교통량은 하루 2만대 수준으로 예측됐다.

이를 반영해 도는 당초 6차로 계획을 4차로로 축소하고 보행·자전거 공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수정한 것이다.

갈등의 핵심은 서귀포학생문화원 일대 ‘100년 솔숲’ 보존 여부를 둘러싼 환경훼손 논란. 시민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교육기관 7곳 밀집한 연간 20만명 이상 이용하는 도시숲이자 자연유산 가치가 있어 보존해야 한다”면서 “공사 이후 뒤늦게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한국 내셔널 트러스트로부터 제23회 ‘이곳만은 지키자’에 서귀포 ‘100년 솔숲’을 선정됐다고 강조했다.

반면 도는 전문가 자문 결과 해당 소나무가 수령 70~80년 수준으로 유산적 가치가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일부 수목은 현장 보존하고 일부는 이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승한 공론화추진단장은 “이번 공론화는 찬반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서귀포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대안을 함께 만드는 과정”이라며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도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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