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美긴축… 한국 경제 ‘금리·환율·물가’ 3高 부담 가중

김소라 기자
수정 2023-09-22 00:52
입력 2023-09-22 00:52
美금리 동결 뒤 ‘매파 점도표’ 공개
내년까지 ‘연 5%’ 고금리 장기화
물가·고용 따라 추가 인상 가능성
한은, 먼저 금리 인하 결정 어려워
국내 수출 회복 지연 우려도 증폭
20일(현지시간)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 수준(5.25~
5.50%)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예상된 일이었지만, 연준이 이날 새롭게 공개한 점도표(FOMC 위원들이 향후 금리 수준을 예상하는 도표 중간값)는 시장에 강력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메시지를 던졌다. 연준은 올해 말 금리 전망치를 6월 전망과 같은 5.6%(5.5~5.7%의 중간값)로 유지하면서 2024년 말 금리 전망치는 5.1%(5.0~5.25%의 중간값)로 6월 전망치(4.6%)보다 0.5% 포인트 올렸다. 이는 연준이 올해 남은 기간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0.25% 포인트 인상한 뒤 내년에 0.50% 포인트 인하한다는 의미로, 내년 말까지도 5%대의 고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연준은 “최근 지표를 보면 경제 활동이 ‘견고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고용은 최근 몇 개월 동안 둔화됐지만 여전히 강건하다” 등의 표현을 통해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3.2%에서 3.3%로 상향 조정하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0%에서 2.1%로 1.1% 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정책이 당분간 긴축적일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의 물가와 고용, 소비 등 데이터에 따라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지는 않더라도 추가 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열어 둔 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 다다를 확신이 들 때까지 현 수준의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봤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나스닥지수가 1.56% 급락하는 등 미 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으며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5.18%까지 올라 2006년 7월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악화된 투심은 21일 아시아 증시로도 이어져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5% 포인트 내린 2514.97로 밀려났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83억원, 7212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삼성전자(-1.01%)와 LG에너지솔루션(-2.50%), SK하이닉스(-1.27%) 등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1% 이상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홍콩 항셍지수 등도 하락했다.
미국의 통화긴축이 장기화될수록 우리 경제가 떠안는 부담도 커진다. 현재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역전 격차는 역대 최대폭인 2.0% 포인트로, 취약 차주의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심화되는 가운데도 한국은행이 연준보다 앞서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지난 7월 99선까지 내려갔던 달러인덱스(DXY)는 연준의 긴축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과 맞물려 한 달 사이 105선까지 오르며 강달러 현상이 재현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9.6원 오른 1339.7원에 마감돼 지난달 23일(1339.7원) 수준까지 올라갔다.
연준의 긴축 장기화로 미국의 탄탄하던 소비마저 둔화할 조짐이 보이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 유가마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우리 경제는 고금리·고환율·고물가의 3중고를 예고하고 있다.
김소라 기자
2023-09-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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