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출제 오류”… 수능 이후 두 번째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이주영)는 15일 생명과학Ⅱ 응시자 92명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낸 정답 결정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20번 문항의 정답을 5번으로 결정한 평가원의 처분은 위법하기 때문에 취소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문항에는 명백한 오류가 있고 그로 인해 수험생의 정답 선택이 불가능하거나 적어도 심각한 장애를 줄 정도에 해당한다”면서 “대학교육에 필요한 수험생들의 수학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없으므로 평가지표로서의 유효성을 상실했다”고 판단했다. 쟁점이 됐던 20번 문항에서 제시된 자료를 토대로 계산하면 집단의 개체수가 음수(-)가 되는 오류가 발생하기 때문에 모순이라는 수험생들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평가원을 향해 “기존 정답을 유지해 평가원이 낸 문제에 오류가 있어도 바로잡히지 않는다는 교훈을 남긴다면 우리 사회에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전향적 조치를 바란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입시일정이 임박했고 소송으로 일정이 지체된 점 등을 들어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평가원은 해당 문항을 전원 정답 처리해 채점한 성적을 이날 오후 6시부터 생명과학Ⅱ 응시자 6515명에게 제공했다.
아울러 강태중 평가원장은 선고 직후 “평가원은 판결을 무겁고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이번 일의 책임을 절감한다”면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21-12-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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