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보다 많은 거 맞아?”…삼성·LG 직원들 임금 인상에 ‘불만 증폭’
한재희 기자
수정 2021-03-28 19:10
입력 2021-03-28 17:53
직원 연봉 각각 7.5%와 9% 인상한 삼성·LG
역대급 인상폭이라지만 내부에선 불만 폭주
판교 IT업체보다 비슷하거나 못한 대우 지적
연합뉴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1차례의 협상 끝에 최근 연봉 인상 합의를 마무리 지었다. 삼성전자 사원협의회에서는 6%대의 기본 인상률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3%에서 팽팽히 버티다가 결국 절충점인 4.5%로 합의를 봤다. 여기에다 업무 성과에 따라서도 평균 3%씩 추가 인상이 진행된다. 그 결과 삼성전자 직원들은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연동 인상을 더해 평균 7.5%씩 연봉이 오르게 됐다.
힘겹게 합의를 봤지만 삼성전자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평균 7.5%를 인상했다지만 실질적으로 이 같은 인상 폭을 누리지 못한 이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연차가 낮으면 임금 인상 폭이 높고 고연차는 인상이 더딘 삼성전자의 ‘하후상박’ 임금 구조가 직원 간 차이를 유발했다. 사원·대리급들은 평균적으로 11%씩 임금이 올랐지만 예를 들어 ‘만년 부장’들은 평균치인 7.5%에 못 미치는 인상 폭을 받아 들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나 삼성전자의 의료기기나 네트워크 사업부에서는 매년 실적에 따라 받는 초과이익성과급(OPI)도 많이 못 챙기는데 연봉까지 남들에 비해 적다며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불만은 판교 IT 업체들의 ‘임금 인상 도미노’의 영향도 크다. 게임 회사인 크래프톤과 웹젠은 개발자 혹은 임직원의 연봉을 평균 2000만원씩 올려줬고 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는 지난해 평균 연봉 1억원의 벽을 깨기도 했다. 늘 업계 최고의 대우를 해 주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평균 연봉이 1억 2700만원으로 판교 선두권 업체들에 바짝 쫓기게 됐고, 8600만원인 LG전자는 추월당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인공지능(AI) 부문 상무가 기존 연봉의 1.5배에 스톡옵션(주식 매수 선택권)까지 챙겨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으로 옮긴 것도 내부에선 충격으로 받아들였다”면서 “신생 IT 기업들보다도 삼성전자의 대우가 못할 수 있단 생각이 퍼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이날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의 창의성이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다. 우리가 이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의 작은 일부가 된 것이 너무나 흥분된다”라고 말했다.
사진은 쿠팡의 상장을 앞두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에 게양된 쿠팡의 로고와 태극기. 2021.3.12
쿠팡 제공
하지만 삼성전자는 8년 만에, LG전자는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했는데도 이를 더 높여 달라는 것은 과한 요구라는 지적도 있다. 모두가 성과에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연봉 인상의 혜택을 받아 들 수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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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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