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 “北김영남, 가극 ‘금강’ 평양 공연 약속했다”

안석 기자
수정 2019-06-12 03:03
입력 2019-06-11 22:32
분단 후 북에서 공연된 첫 남한 완성극…문 감독 “남북공동 응원가 제정 추진”
연합뉴스
가극 ‘금강’의 문성근 총감독은 11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남북 관계가 교착 국면이기 때문에 잠시 공연이 늦춰지고 있지만, 국면이 풀리는 순간 평양 공연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금강’은 고 문익환 목사가 착안한 뒤 장남 문호근 연출가가 유지를 이어받아 1994년 초연한 작품이다. 이후 2005년 완성극으로는 분단 이래 최초로 북한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 공연했고, 당시 조선중앙TV를 통해 북한 전역에 녹화 방송했다. 문 감독으로서는 아버지와 친형이 모두 연관된 의미 있는 작품인 셈이다.
문 감독과 공연 주관사 통일맞이 재단은 판문점선언과 문 목사 방북 30주년을 기념해 ‘금강’의 올해 4월 평양 재공연을 추진했지만, 북측으로부터 보류 통보를 받은 상태다. 평양 공연이 결정되면 곧바로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준비작업의 일환으로 오는 22~23일 성남아트센터에서 낭독 공연 형태로 우리 관객에게 먼저 작품을 선보인다.
문 감독은 ‘금강’의 평양 공연이 지난해 10·4선언 기념행사에서 남북 고위급 인사들의 약속한 사안임을 이날 새롭게 밝혔다. 그가 가리키는 고위급 인사는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이었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다. 문 감독은 장기적으로는 북한 공연의 남측 순회공연도 계획하고 있다는 뜻도 밝혔다.
문 감독은 또 이 자리에서 남북공동 응원가 제정 방안 등도 소개했다. 그는 “아버지가 1989년 방북했을 때 김일성 주석과 합의한 사안 중 아직 실천되지 않은 게 딱 하나 있는데, 바로 남북공동 응원가 제정”이라며 “10·4선언 기념행사 때 북측에 3곡의 응원가를 전달했다. 남북이 함께 부르는 노래이다 보니 가사가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서로 고칠 게 있으면 고치고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경모 연출의 이번 ‘금강’에는 배우 최우혁, 임소하, 조정근 등이 출연한다. 안 연출은 “남북이 공감할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서 “북한은 우리 악기와 서양악기를 함께 배치하는 배합관현악이라는 악기 편성을 쓰는데, (향후 북한 공연 때) 북한 오케스트라가 함께 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9-06-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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