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조카도, 60대 아버지도 추석 내내 ‘유튜브 삼매경’

고혜지 기자
수정 2018-09-26 18:35
입력 2018-09-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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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져 살던 가족들과 오랜만에 추석 연휴를 보내면서 대한민국이 유튜브 삼매경에 빠졌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는 이들이 많다. 세대를 막론하고 저마다 보고 싶은 유튜브 영상만 보고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는 정보는 배척하는 ‘확증 편향’ 현상도 공고해지고 있었다.
유아용품 업체인 아가방앤컴퍼니가 만 5세 이하의 자녀를 키우는 20~30대 부모 47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0.2%(425명)가 스마트폰 등을 통해 아이에게 영상물을 보여 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7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하는 만 3~9세 유아·아동 수는 5명 가운데 1명(19.1%)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날 지상파 TV로 뉴스를 시청하던 이씨의 아버지(63)는 “요즘 TV 뉴스는 모두 북한을 찬양하는 가짜 뉴스”라며 화를 냈다. 아버지는 곧장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이어폰을 귀에 꽂고 보수 논객의 유튜브 채널을 검색했다. 아버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남북 정상회담의 대가로 북한에 돈을 퍼 줬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영상을 보며 “이게 진짜 뉴스”라고 했다.
안동근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보수 성향이 강한 노년층에서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영상만 골라 보고 이를 공유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면서 “명예훼손이나 모욕에 해당하는 가짜 뉴스도 이들에겐 사실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노년층에서 급상승하면서 “부모와 정치 얘기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는 청년층도 늘고 있다.
‘자살송’과 같은 유해 동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10대들 사이에 널리 퍼졌지만, 이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문제다. 도준호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구글 계열사인 유튜브는 국내 방송법 규제를 받고 있지 않다”면서 “유튜브도 사회적 영향력이 커진 만큼 공적 책무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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