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어린이 책] 생각해 봤니, 우리가 싸우는 이유
김승훈 기자
수정 2015-12-18 22:21
입력 2015-12-18 21:30
초등학교 5학년 소령이는 학교에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인터넷을 열고 ‘싸움에서 이기는 법’을 검색한다. 학교에서 싸움만 잘하는 말썽쟁이거나 최강 주먹을 꿈꿔서가 아니다. 전학 간 학교에서 ‘싸움 짱’인 김진기에게 찍혀 매일같이 괴롭힘을 당하기 때문이다. ‘우리 친구 파이팅’을 외치는 어른도, 교실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알고 있다고 말만 하는 선생님도, 장사하느라 바쁜 삼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평범하게 살던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싸움에 휘말리고, 싸움을 시작하게 되면서 겪는 일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소령이가 겪는 학교 폭력과 삼촌이 겪는 재개발 철거 폭력이 ‘싸움’이라는 주제로 절묘하게 엮여 있다. 왜 싸울까, 누구와 싸우고 있는 건가, 어떻게 싸워야 할까. 소령이가 던지는 질문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작가는 “누가 괴롭히고 누가 당하는지 똑바로 안다면, 당하는 사람을 응원하고 괴롭히는 사람에게 한마디씩 한다면, 돈과 권력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걸 잊지 않는다면, 세상은 싸움의 달인으로 가득 차게 된다”고 말했다. 초등 고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5-12-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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