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정상 집착/임태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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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2-04-30 00:00
입력 2012-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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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뒤적이다 보니 ‘한국 산악인 정상 집착 지나쳐’라는 제목이 눈에 띈다. 기사를 읽어 보니 히말라야 등반사 기록자로 널리 알려진 엘리자베스 홀리가 유난히 성적, 기록을 따지는 우리나라의 고산등반 문화에 대해 쓴소리를 한 것이다. 그는 여성 최초의 8000m 고봉 14좌 완등 여부 논란을 빚은 산악인 오은선씨에 대해 언급하며 “한국 산악인들은 우수하지만 정상에 집착하며, 산악인끼리 질시와 반목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홀리 할머니의 말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은 승부욕이 강하다. 주말골퍼들은 골프 타수에 병적일 정도로 집착한다. 자녀가 집에 와 100점 맞았다고 자랑하면 잘했다고 칭찬하면서도 그런데 100점 받은 애가 몇명이냐고 묻는 것이 한국의 어머니, 아버지들이다. 서로 비교해 남보다 앞서야지만 성에 차고 마음이 놓인다. 그러나 남들과 경쟁을 통해 오르게 된 정상은 좁아서 오래 머물 수가 없다. 잠시 거쳐가는 곳이다. 그래서 시인 정호승은 남들과의 비교는 삶을 고단한 전시적 인생으로 전락시킨다고 했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2012-04-3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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