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열차’ 이동경로 왜 파악 안 되나
수정 2011-05-23 00:28
입력 2011-05-23 00:00
주로 밤에 이동… 中열차와 구분 안돼, 일부 “위성 따돌리는 스텔스기능 갖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타고 있는 특별열차가 21일 오후 7시(현지시간) 랴오닝성 선양(瀋陽)역을 통과한 뒤 22일 오후 8시 장쑤성 양저우(揚州)역에 도착할 때까지 23시간 동안 종적을 감추자 “스텔스 기능이 장착된 것 아니냐.”는 억측이 제기되고 있다.
양저우 연합뉴스
실제 특별열차가 도착 예정 시간인 22일 오전 베이징에 나타나지 않자 정보 소식통들은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오후 늦게까지도 양저우행 여부를 확신하지 못했다.
미국 첩보위성이 24시간 감시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 행적이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특별열차에 첩보위성과 정찰기의 관측을 피할 수 있는 특수코팅된 필름을 부착하고 다닌다는 정보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두 차례 방중 때 목격된 특별열차에서 그런 ‘이상한 장비’는 파악되지 않았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철도대국’ 중국의 특수한 상황을 지적하고 있다. 열차 운행이 뜸한 북한에서는 첩보위성을 통해 특별열차의 종적을 실시간 감시할 수 있지만 엄청나게 많은 기차가 다니는 중국에서는 수직 상공에서 찍은 위성사진만으로는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를 쉽게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특별열차가 대부분 밤에 움직인다는 점도 눈 여겨 볼 대목으로 지적된다.
김 위원장이 미국의 첩보위성이 ‘까막눈’이 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밤에 이동한 것이라는 추론이 성립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랴오닝성 다롄(大連)에서 베이징으로 이동할 때나 베이징 방문을 마친 뒤 선양 쪽으로 이동할 때, 그리고 지난해 8월 지린성 창춘(長春)에서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으로 움직일 때도 모두 밤이었던 탓에 특별열차의 행적을 놓고 혼선이 빚어진 바 있다.
방탄, 방폭능력을 갖춘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통상 12~13량으로 편성돼 있고, 앞뒤에 기관차가 연결돼 있지만 지난해 5월 방중 때는 17량, 8월 방중 때는 무려 27량으로 대폭 확대 편성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004년 5월 김 위원장 활동 모습을 담은 기록영화를 내보내면서 이례적으로 소파와 벽걸이TV 등이 갖춰진 특별열차 내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이동 중 신장투석을 받는 점을 감안하면 흔들림 없는 최적의 환경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1-05-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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