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리빙스턴 편지 140년만에 해독
수정 2010-07-05 00:34
입력 2010-07-05 00:00
나중에 리빙스턴의 전기 작가로도 이름을 날린 월러에게 전달된 이 편지는 1966년 런던의 한 경매에 나왔지만 내용을 알아볼 수 없는 상태였다. 편지 작성 당시 리빙스턴이 종이와 잉크가 떨어져, 갖고 있던 책과 신문에 야생 열매의 씨앗에서 뽑은 색소를 사용한 탓에 거의 지워졌기 때문이다. 런던 버크벡대학 연구진은 지난해 초부터 18개월간 분광기, 3900만픽셀의 고성능 카메라 등 첨단장비와 기술을 동원, 원문을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편지는 아프리카에서 노예사냥을 벌이는 유럽인들에 대한 비난과 자신의 악화된 건강 등을 주로 담고 있다. 리빙스턴은 “이질로 인한 발작, 고열, 폐렴, 손과 발에 나타난 풍토병을 앓고 있다.”면서 “하늘은 이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간생명에 대한 경시와 이곳 사람들의 비통함을 우리의 정치인들이 알아주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썼다. 리빙스턴은 이 편지를 작성한 몇주 뒤 미국의 탐험가이자 언론인 헨리 스탠리에게 구조됐고, 다시 탐험에 나선 뒤 1873년 현재의 잠비아 지역에서 이질로 숨졌다. 이 편지가 언제 어떻게 영국으로 전해졌는지에 대해서는 지금껏 수수께끼다.
해독작업을 이끈 데비 해리슨 버크벡대 교수는 “연구는 역사를 다시 쓰는 기회였다.”면서 “깊이 상심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면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은 리빙스턴의 인간적인 모습을 새로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0-07-0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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