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질병]<60> 하악골 부정교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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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용 기자
수정 2008-11-17 00:00
입력 2008-11-17 00:00

성인 80% 증상… 6세 전후 검진 바람직

얼굴의 모양을 보고 점을 치는 것을 ‘관상을 본다.’고 한다. 얼굴의 모양은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턱만 놓고 봤을 때 정상적인 형태를 띠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주걱턱, 무턱, 안면비대칭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이 전체 성인의 80%에 달한다. 대한치과협회 전문의시험 출제위원인 스타28치과 주보훈(45) 원장을 만나 하악골 부정교합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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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걱턱, 무턱, 안면비대칭 등은 얼굴뼈 부정교합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주보훈 원장이 환자 치아 이미지를 가리키며 하악골 부정교합 증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주걱턱, 무턱, 안면비대칭 등은 얼굴뼈 부정교합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주보훈 원장이 환자 치아 이미지를 가리키며 하악골 부정교합 증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하악골 부정교합 환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성인이 약간의 부정교합은 있다고 봐도 무방해요. 어릴 때 치료를 받으면 되지만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는 아닌 탓에 대부분 간과하게 되지요.”

하악골 부정교합 환자를 비율로 살펴보면 안면비대칭 환자가 45%, 주걱턱 환자가 20%, 무턱 환자가 15%로 나뉜다. 일반인이 보기에 특별히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밀한 진단을 받으면 대부분의 환자가 부정교합 결론을 얻게 된다.

환자의 남녀 비율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걱턱은 다른 증상과 비교해 보다 쉽게 알 수 있는데, 아래턱이 위턱보다 빨리 자라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아래턱의 성장 속도는 위턱의 1.5배에 달한다.

미용 관심 커져 성인 교정환자 급증

얼굴에 부정교합이 생기는지 알아보려면 6세 전후로 치과를 한번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 마찬가지로 교정 치료는 12세 이전에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만약 기회를 모두 놓쳐 성인이 된 뒤에 치료를 받으려고 하면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후회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최근 미용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교정 치료에 도전하는 성인 환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주 원장이 지난해 대학병원을 찾아 교정치료를 받은 환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 1995년에는 18세 이하 청소년이 68.8%,19세 이상 성인이 31.2%였지만 10년 후인 2005년에는 청소년이 42.3%, 성인은 57.6%가 됐다.

연령대별로 19~30세의 성인층은 1995년 21.1%였지만 2005년에는 40%를 넘어섰다.31세 이상 장년층도 10%에서 17%로 급증했다. 여기에 비해 18세 이하 청소년층은 68.8%에서 42.3%로 환자수는 6% 정도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26.5%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하악골 부정교합은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부모에게 주걱턱이나 무턱 증상이 있으면 자녀에게 나타날 확률도 높죠. 따라서 어릴 때부터 미리 관심을 갖고 얼굴 변형을 잘 살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턱뼈의 형태를 바로잡는 ‘악정형장치’는 6~11세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무턱 환자는 아래턱의 사이즈를 키우는 ‘골신장술’을 시행해도 된다. 이 시술법은 사춘기인 13~16세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단기간에 치료하려면 수술이 효과적

주걱턱은 비염 환자에게 많이 생기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비염이 생기면 코로 숨을 쉬기 어려워 입으로 쉬게 되는데, 이것이 아래턱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비염이 생겼다면 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받고 미리 치료를 해야 한다.

그 다음 교정 전문의사를 만나 호흡 조절법과 턱뼈 교정에 관해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면 비대층은 한쪽으로 음식을 씹는 ‘편측저작’에 의해 많이 생긴다. 얼굴을 괴는 습관도 마찬가지다. 턱에 지속적으로 압력이 가해지면 비정상적으로 틀어지기 쉽다.

턱을 교정하거나 치아를 교정하는 데 드는 비용은 200만~300만원 수준이다. 반면 성인이 된 뒤에 수술을 받아 치료를 하려면 500만~1000만원이 필요하다. 비용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단기간에 하악골 부정교합을 치료하려면 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다.1970~80년대까지만 해도 일반적인 교정치료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수술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의술 향상… 턱뼈 수술 큰 위험 없어

“수술 안 하면 죽는다고 하면 모든 사람이 수술을 하겠지요. 하지만 턱뼈 교정 수술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최근 기술이 좋아져 위험을 감수할 만큼 어려운 수술은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수술을 받을 경우 3~5일만 입원하면 되지만 퇴원한 뒤에 일주일간 고정장치를 착용해야 한다. 수술을 받은 뒤 1~2주 동안은 말을 하지 못하고 음식도 섭취할 수 없기 때문에 다소 불편할 수도 있다. 수술을 받은 뒤에는 따로 치료를 할 필요는 없다. 수술은 반영구적으로 치아의 형태를 바로잡을 수 있다.

치아를 교정하고 있거나 수술을 받은 뒤에 주의해야 할 사항도 있다. 우선 질기고 딱딱한 음식을 먹으려 해서는 안 된다. 특히 교정장치를 착용하고 있는 환자는 장치가 부러질 가능성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치아 교정장치를 착용했을 때는 치아 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치아 교정장치 사이로 음식물이 쌓였을 때 곧바로 제거하지 않으면 충치가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치아를 가지런하게 만들었는데 충치 때문에 다시 치아를 뽑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자녀의 교정치료는 부모와 의사, 환자 세사람의 협력이 필요하다. 의사의 치료술이 좋다고 해도 환자가 주의사항을 잘 챙기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기 쉽다. 마찬가지로 부모도 자녀의 치아상태를 2~3일 단위로 살펴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2008-11-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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