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m나게 Beauty나게] 악마는 정말 프라다를 입을까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6-11-02 00:00
입력 2006-11-02 00:00
내용만큼 연기자, 무대디자인, 색감, 혹은 의상에 많은 집중을 하게 되는 영화가 있다. 특히 어떤 영화는 마지막 크레디트까지 확인해야만 자리를 뜰 수 있게 만든다.‘스캔들, 남녀상열지사’의 정구호 디자이너가 그랬고,‘친절한 금자씨’‘타짜’의 조성경 디자이너가 그랬다.‘역시’라는 생각을 하며 온몸에 전율이 짜릿하게 흐르는 기분은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

이미지 확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진 ‘섹스 앤 더 시티’의 감독 데이비드 프랭클과 스타일리스트 패트리샤 필드가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이슈가 됐다. 다행인 것은 사라 제시카 파커 대신 ‘프린세스 다이어리’로 촌스러운 듯 청순하면서도 섹시한 앤 해서웨이가 주인공이라는 것. 영혼을 파는 슈즈와 잡지화보 속 의상을 ‘시’로 둔갑시킬 ‘패션지상주의’가 영화로 나올 뻔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영화는 ‘옷은 날개가 될 수 있지만, 전부는 아니다’는 아름다운 결론을 보여준다.

초반 ‘앤드리아’(앤 해서웨이)는 패션을 ‘도구’라고 말한다. 그러다 ‘패션은 작품’이라고 여기는 패션잡지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와 패셔너블하지 않으면 사람으로 치지 않는 그의 추종자들과의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그녀는 변신한다. 사회초년생의 깜찍 발랄한 스타일에서 보이시, 레트로, 심플을 거쳐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멋스럽고, 맵시있는 섹시한 그녀로.

첫 장면부터 길게 늘어지는 액세서리, 앞코가 짧고 뾰족한 얇은 굽의 힐, 부츠, 빅숄더 백, 벨트·퍼 트리밍 등 트렌드세터들의 모습을 패션과는 무관한 앤드리아와 대비시켜 보여준다.

코트는 대체로 1980년대 레트로 혹은 벨티드의 슬림한 라인으로 세련되면서도 심플하고, 코트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헌팅캡도 훌륭한 코디매치를 보여준다. 또한 앤드리아는 점점 멋스러워지면서 네크라인이 깊어지고 섹시한 프로패셔널한 여성으로 그녀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간다.

레이어드의 대세를 보여주듯 화이트 셔츠와 블랙 니트의 레이어드와 앤드리아뿐만 아니라 미란다에게서도 볼 수 있는 여러개를 레이어드한 듯한 길게 늘어뜨린 목걸이. 레이어링의 가장 중요한 벨트도 같은 계열의 색상보다는 보색이나 대비되는 색상으로 포인트를 준다.



올 가을 겨울, 어느때 보다도 부츠의 유행을 잠재울 수 없다. 영화 내내 보여준 부츠는 약간 슬림하게 붙는 혹은 스키니한 부츠로 보디 라인을 강조했다. 가방은 그녀의 친구가 열광한 백처럼 모든 잡동사니를 다 넣을 수 있는 빅 숄더백이면 충분하다.

스타일컨설턴트 이혜숙(www.cyworld.com/colorism02)
2006-11-02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